박종화(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총무)목사최근 기독교내 한 교회인 만민중앙교회 일부 신도들이 MBC에 집단난입해 방송을 중단시키는 폭거를 저질렀다. 신앙의 이름으로 이런 집단행동이 빚어진 것은 분명 상한 영적 양식을 먹어 인간됨이 탈나고 찢긴 때문일 것이다. 심리적 불안정과 정신적 좌절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상적 위로 대신 불안과 좌절을 자극하는 왜곡된 위로를 받았기 때문이리라.
담임목사인 이재록 목사를 이단자로 규정하는 결정이 교회 일각에서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사회전반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고, 그네들의 무분별한 행동은 사회적 이단, 정신적 이단이 되고 말았다.
사회위기가 발생하고 사회정서가 불안정해지면 위로받기 위해 제일 먼저 찾는 곳이 교회요 성당이요 사찰이다. 「성역」의 끌어당기는 힘보다는 위기의 현실이 「성역」으로 사람들을 밀쳐넣기 때문일 것이다. 만민중앙교회의 행태는 위로받아야 할 사람들이 진정한 위로를 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광신적 열광주의가 방법으로 채용됐다. 신앙이 차디찬 이성으로 축소되는 것도 문제지만, 뜨겁게 달아오르는 열광주의와 무분별한 신앙분출은 더욱 위험하다. 열광주의는 자신에 주어지는 비판을 허용하지도 수용하지도 않는다. 자기 절대주의에 빠지기 마련이다. 과거 가톨릭 국가인 이탈리아에서 등장했던 무솔리니의 파쇼주의나 기독교 국가인 독일의 히틀러 나치즘도 열광적 절대 신앙주의가 정치집단화 내지 이념집단화하는 데서 빚어진 결과였다.
이제 상식과 정상으로 돌아가자. 이 땅의 윤리는 파격 찬양에서 정격 보급으로 회기해야 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출세주의나 업적주의에는 종결을 고하자. 사회 각 영역이 추구하는 개혁은 바른 정상화로의 개혁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정상과 상식의 리더십이 자리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 사회가 받을 수 있는 최대의 위로요 축복일 것이다.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