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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치명적 수중미생물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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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치명적 수중미생물 '비상'

입력
1999.05.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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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의 에이즈」가 미국 동부해안을 휩쓸고 있다.과학전문잡지인 「파퓰러 사이언스」는 최신호에서 「피에스테리아 피시사이더(Pfiesteria Piscicida)」라는 신종 미생물이 95년 미 동부지역서만 10억마리의 물고기를 숨지게 하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며 그 실체에 대한 대대적인 연구를 촉구했다.

지금껏 밝혀진 연구결과에 따르면 피에스테리아는 전대미문의 강한 생명력을 지닌 세균성 미생물이다. 나노(10억분의 1) 단위의 이 미생물은 물고기가 지나가면 독소를 뿌려 기절시킨후 스트로 같이 생긴 팔을 뻗어 물고기 살을 빨아들인다. 물고기의 잔해 마저 먹어치우기 위해 무색의 아메바로 변신하기도 한다.

특히 이 세균은 먹이의 종류에 따라 무려 24가지 형태로 변신, 동·식물을 가리지 않고 먹어치우는 잡식성이다. 물고기가 없을 경우에는 강바닥 등에서 조류를 공격해 엽록체를 흡수하기도 하고, 편모를 이용해 물속을 돌아다닌다. 먹이를 찾다 지치면 수년간 강바닥 등에서 동면하기도 한다.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의 수중생물학자 버크 홀더는 『피에스테리아가 발산하는 독소는 순식간에 물고기의 백혈구수를 20% 이상 감소시킬 정도로 강하다』면서 『치어의 경우 그 자리서 숨지고 공격당한 물고기의 알은 부화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피에스테리아의 독성은 인체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간접 증명되고 있다. 피에스테리아 균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의 상당수가 일시적으로 시력을 잃거나 하반신이 마비되는 증상을 경험하고 있다.

연구원 글래스고우는 『피에스테리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눈이 타는 듯한 느낌과 평형감각을 잃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면서 『심지어 일부에서는 알츠하이머병과 유사한 학습·기억 장애를 보인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피에스테리아의 서식방법이나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서는 연구가 초보단계에 불과한 상황이다. 미 의회는 피에스테리아 연구를 위해 1,500만달러를 긴급 책정했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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