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리젠트 퍼시픽 금융그룹의 짐 멜런(42·사진) 회장이 24일 방한한다.현재 합작운영중인 대유리젠트증권 외에 투자신탁 보험 종금 등에 진출, 종합금융그룹을 설립하기 위한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것이다.
33세에 리젠트 퍼시픽을 설립, 신흥시장(이머징 마켓)투자의 귀재로 주목받고 있는 멜런회장의 과감한 투자스타일은 국내외 금융가의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1월 당시 리젠트 퍼시픽의 한국담당 펀드매니저였던 고창곤(高昌坤·37)현 대유리젠트증권사장과 방한했던 멜론회장은 출국 바로 전날 고사장으로부터 한국에 직접 투자하자는 건의를 받았다. 한국경제의 회생이 불투명한 상황이었지만 멜론회장이 「OK」를 하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15분.
그로부터 약 한달 뒤 멜론회장은 1,000만달러를 투자, 대유증권의 공동주주가 됨으로써 국제통화기금(IMF)구제금융 신청후 처음으로 한국시장에 진출한 외국투자자가 됐다.
당시 6,000원대이던 대유증권의 주가는 현재 1만5,000원을 웃돌고 있어 주가만으로도 두배이상을 번 셈. 멜론회장은 한국뿐 아니라 같은해 역시 앞날이 어둡던 인도네시아의 NISP은행을 인수했다. 당시 자산기준 45위이던 이 은행은 현재 3위로 올라서면서 막대한 수익을 안겨줬다.
97년말 인도네시아 출장도중 외환위기가 확산되자 그 길로 아파트 400채를 사들이기도 했다. 당시 달러당 1만5,000루피아이던 환율이 지금은 달러당 8,000루피아로 떨어진데다 부동산가격도 뛰어 3배 가까운 투자수익을 올리고 있다.
고창곤사장은 『외환위기 당시 부도위기를 넘기기 위해 아시아 자동차회사들이 덤핑판매에 나서자 이를 대량 구입해 유럽에 수출하려고 시도했을 정도로 그는 돈 버는데는 타고난 감각과 결단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멜런회장은 영국 스코틀랜드 귀족가문출신으로 78년 옥스퍼드대학을 졸업한 뒤 GT글로벌사의 미국투자담당 펀드매니저로 금융가에 발을 디뎠다.
손톤매니지먼트 아시아담당사장으로 스카우드돼 80년대후반까지 연 200%를 넘는 수익을 올려 「스타」가 된 뒤 90년 독립, 리젠트 퍼시픽을 세웠다. 설립당시 3,000만달러이던 운용규모는 현재 30억달러로 늘었다.
이 회사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유일한 투자신탁 운용회사이다. 독신인 멜런회장은 홍콩 영국 스페인 등에 집을 두고 있으며 1년에 대여섯 군데의 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하며 비행기조종을 즐기는 독특한 생활방식으로도 화제가 되고 있다.
김준형기자navid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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