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낙하산인사 신드롬] 퇴출관료 자리눈독에 산하단체 속앓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낙하산인사 신드롬] 퇴출관료 자리눈독에 산하단체 속앓이

입력
1999.05.22 00:00
0 0

최근 정부조직 직제개편안이 발표된 이후 정부 산하기관들이 「낙하산 인사 신드롬」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올해중 공직사회 구조조정으로 자리를 잃게된 5,963명의 공무원중 상당수가 각종 연고를 배경으로 산하기관쪽에 눈독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또 구조조정이 일찍부터 예고되면서 하급기관의 자리를 선점하려는 경쟁도 치열해졌고, 낙하산인사의 후유증도 이미 상당수 기관에서 나타나고 있다.

한 정부투자기관 간부는 『구조조정에 따른 사기진작책으로 대대적 승진인사가 이뤄지면 정부조직의 국장급(3급)이상의 간부들이 상당수 정리될 것』이라며 『옷을 벗은 관료 대부분이 관행에 따라 정부산하기관의 간부로 올 경우 큰 인사마찰이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실제 한국종합무역센터 건물관리를 위해 무역협회가 100%출자한 코엑스에 3월 중기청 퇴임국장이 상무로 내정되자 직원들은 『퇴직금 자진반납, 인원감축 인정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노력을 기울여왔는데 어떻게 퇴직공무원이 낙하산을 타고 올 수 있느냐』고 발끈했다.

건교부도 1월 구조조정의 대상이 된 항공무선표지시설 8개소와 47명의 인원을 공항공단에 떠넘겼다. 공단은 지난해 간부사원 52명 등 810명의 인원을 줄이는 구조조정의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형편이었다.

투자기관보다 하위인 재투자기관, 지방공기업들의 불안감은 더 심하다. 상급기관에서부터 밀어내기식의 낙하산 인사가 이뤄지면 결국 퇴임공무원들에게 밀린 산하기관 간부들은 다시 하급기관의 간부직으로 자리를 옮겨올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정부재투자기관의 자회사인 H사의 직원 김모(32)씨는 『공무원인사와 맞물려 돌아갈 수밖에 없는게 정부산하기관의 인사생리라는 점에서 임직원들은 내심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현재 채권단에 의해 워크아웃 실사가 진행중인 H부동산신탁 노조는 지난 3월 모회사인 한국감정원 상무를 지낸 I씨가 전무로 전격 선임되자 크게 반발했다. 노조관계자는 『감정원은 군살빼기를 했는지 모르지만 그 부담은 고스란히 자회사로 넘겨졌다』며 『얼굴만 계란이 되고 몸통은 점점 비대해지는게 정부가 추진하는 구조조정의 현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투자기관노동조합 권순정(權純正)수석부위원장은 『정부가 산하기관간의 낙하산인사를 제한하면서 막상 퇴임공무원들은 산하기관으로 내려보내는 모순된 행태를 보여왔다』며 『산하기관의 구조조정을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부담은 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상연kubrik.co.kr 이주훈기자 june@hk.co.kr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