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총리의 22일 조찬 회동에 정치권, 관계, 재계의 눈이 쏠리고 있다. 이날 조찬에서 김대통령과 김총리가 최근 논란을 야기한 개각문제를 협의, 정리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러시아 방문 이전에 신설 부처 장(長)의 인선을 포함한 개각을 단행할 지가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아울러 개각 단행시 정치인 장관의 당 복귀 여부를 포함, 개각의 폭에 대해서도 의견 조율이 이루어지게 된다.개각 시기에 대해 그동안 의견이 분분했지만, 러시아 방문 전이 유력해지고 있다. 당초 원안은 러시아 방문 전에는 신설 부처 장만을 인선하고 내달초 대폭 개각을 단행, 2기 개혁 내각을 출범시킨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대폭 개각이 알려지면서 공직사회가 흔들리자, 조기 개각론이 급부상했다. 내달초 개각론을 고수했던 청와대 관계자들도 『상황 변화로 개각이 당겨질 것』이라고 입장을 선회했다. 더욱이 정부조직법 및 직제개정안이 24일 공포되면 각 부처는 내부 인사를 단행, 새 체제를 갖춰야 하는 상황이다. 개각일정이 불투명할 경우 직제개정에 따른 후속 작업들이 차질을 빚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러시아 방문 전 개각이 힘을 얻고 있다.
방러전 개각시 포인트는 그 규모다. 특히 정치인 장관들의 거취는 초미의 관심사다. 정치인 장관의 경질 여부에 대해서는 양론이 있다. 일부만 교체할 경우 「무능 케이스」로 인식돼 내년 총선에서 부담을 안을 수 있는 만큼 모두 경질하든지, 모두 유임시키자는 논리가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정치인 장관들의 거취를 한 몫으로 묶기가 어렵기 때문에 부분 경질이 불가피하다는 게 다수설이다. 이 경우 외환위기 극복이라는 과제를 나름대로 완수한 경제팀의 컬러변화 여부, 외교안보팀 중 천용택(千容宅)국방 강인덕(康仁德)통일장관, 업무추진 과정에서 논란의 대상이 된 박상천(朴相千)법무 이해찬(李海瓚)교육장관의 거취가 주목된다.
현재 개각의 리스트에 일단 올라있는 부처는 재정경제 산업자원 보건복지 노동 해양수산 농림(이상 경제부처) 법무 교육 문화관광 환경(이상 사회부처), 통일 국방(이상 외교안보 부처) 등 12개 정도이다. 러시아 방문전 개각이 이루어질 경우 6~7개 부처의 장관이 경질되는 중폭 규모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반면 청와대 관계자들중 일부는 여전히 『개혁 내각을 출범시킨다는 큰 구상을 일시적인 공직사회의 동요로 흐트러뜨릴 수 없다』며 방러후 개각을 주장하고 있지만, 그다지 힘을 얻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