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21일 전격적으로 6·3 재선거 전략을 수정했다. 한나라당은 그동안 공명선거 대의에 떠밀려 중앙당개입을 자제하는 국지전으로 선거전을 치러왔으나, 결과적으로 여당의 역(逆)전술에 말렸다는 판단에 따라 중앙당 개입으로 노선을 선회했다. 신경식(辛卿植)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 『지난번 총장회담에서 합의한 사항은 과열현상을 자제토록 노력한다는 것이었지 중앙당이 개입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었다』며 『동장·통장을 뽑는 것도 아니고, 의원선거에 중앙당이 개입하지 않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한나라당은 이에 따라 이날 인천 계양·강화갑 정당연설회에 당지도부와 수도권 의원들을 대거 투입하는 등 총력전 태세에 들어갔다. 한나라당이 총장회담의 「합의사항 파기」 비난을 감수하면서 선거전술을 바꾸게 된 것은 「조용한 선거전」이 자칫 낭패를 부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출마한 송파갑은 수비위주의 선거전으로 가더라도 큰 무리가 없지만, 이렇다할 밑천이 없는 인천·계양 강화갑의 안상수(安相洙)후보는 중앙당의 지원없이 선거 꾸려가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바람에 당지도부가 19일 밤 긴급 구수회의를 통해 의원들의 선거운동원 등록을 취소하자 안후보 선거지원에 나섰던 의원들과 안후보측이 『의원들의 노력봉사까지 막아버리면 뭘 가지고 선거를 하란 말이냐』고 반발했다는 후문이다. 경기지역의 한 의원은 『공명선거의 근본취지는 지난 몇차례 재·보선에서 나타났던 관권·금권·불법·타락을 막자는 것이었는데도, 「공명선거=중앙당 불개입」으로 분위기가 흘러버렸고, 이는 결국 야당에게 족쇄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어쨌거나 「중앙당 개입자제」 원칙 포기로 한나라당은 여론의 따가운 눈총과 함께 전략미스에 대한 당내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홍희곤기자 h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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