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영(20)을 모르면 그 사람은 분명 TV와는 담을 쌓고 지내는 사람이다. 우선 최근의 「011」 CF를 떠올려보자. 탤런트 이민우가 일하는 편의점에 수첩을 놔두고 나간 앳된 여성이 바로 이나영이다.이민우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그래서 개그맨 신동엽이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게 만들었던. 초코렛 「샤샤」CF에서 지하철 역에 함초롬히 서있던 여자, MBC 수·목드라마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에서 배용준의 동생으로 나오는 여자.
지난 해 12월에는 일본영화 「에이지(英二)」의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돼 주위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극중 중국여성을 애타게 찾던 일본 감독이 이나영을 보자마자 단번에 캐스팅해버렸다.
『아시아의 보석을 이제야 찾았다』라는 최상급의 찬사와 함께. 영화가 1일 일본 전역에 개봉돼 오히려 한국보다 일본 팬들이 더 많다.
『처음 해 본 영화였어요. 원래 일본에는 별 정이 없었는데 4개월여 동안 서울과 도쿄를 오가다보니 그쪽 사람들과도 많이 친해졌어요. 시간에 쫓겨야 하는 드라마와는 달리, 넉넉한 시간 속에서 감정표현을 확실히 할 수 있는 영화가 훨씬 맘에 들더라구요』
그의 매력은 요즘 유행하는 사이버 가수 아담처럼 신비하면서도 뭔가 감춰진 비밀이 있을 것 같은 강렬한 인상. 순간의 표정을 잡아내야 하는 CF에서 먼저 각광을 받은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긴 호흡이 필요한 드라마나 영화 연기에서는 오히려 감점 요인이 되지 않을까? 『저도 걱정이지요. CF에서는 감독이 시키는 표정만 따라하면 되는데 드라마는 그렇지 않거든요. 극중 인물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한다고 PD선생님에게 많이 혼나요. 아직 어설프다는 거죠. 하지만 제 꿈은 연기자고 나름대로 연기수업을 쌓고 있으니 잘 될거 같아요』
과연 신세대답다. 인터뷰 도중에도 매니저에게 최근 개봉된 SF영화 「매트릭스」를 보여달라고 졸랐다. 『키에누 리브스가 간만에 나왔으니 한 번 봐야한다』며. 지난 해 3월 서울 강남역 근처 영어학원에 공부하러 가다 의상카탈로그 모델을 찾던 사진작가 눈에 띄어 연예계에 발을 디디게 됐다.
서울 잠실의 금오중·고, 신구대 경영학과 졸업. 최근에는 1억 2,000만원이라는 거금을 받고 태평양 전속 모델이 됐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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