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면서 1·4분기 경제성장률도 외환위기 이전수준인 4.6%를 기록했으나 서민들은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그렇다면 「지표경기」와 「체감경기」의 괴리는 왜 생기고, 또 언제쯤 좁혀질까.우선 지표·체감 경기의 차이는 경기 회복속도가 실제보다 과장되게 표현되는 지표상의 문제에서 발생한다. 경제성장률, 즉 국내총생산(GDP)증가율은 전년보다 재고감소폭이 줄어도 높아진다. 기업들이 수요가 없더라도 재고판매를 줄이고 생산을 늘리면 GDP는 증가하기 때문.
또한 지난해 성장률이 마이너스 5.8%로 떨어진 까닭에 상황이 조금 좋아져도 증가율은 커지는 통계적인 함정(기술적인 반등)도 작용한다. 예를 들어 올 1·4분기 민간소비 규모는 53조원으로 97년 같은 기간(56조원)에 못미쳤으나 지난해 크게 감소하는 바람에 증가율은 6.3%로 97년(4.5%)보다 높아졌다.
실질소득이 회복되지 않은 점도 체감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올들어 임금이 소폭 상승하고 있으나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전보다는 낮다. 금리하락에 따라 기업들의 금융비용부담이 18조원 절감될 것으로 추정되는 등 기업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지만 곧바로 임금인상에 연결되지는 않고 있는 것이다.
무역손실 등을 반영한 실질국민소득(GNI) 증가율도 교역조건 악화가 이어지면서 GDP 증가율보다 낮아 실질구매력이 성장률만큼 회복되지 못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밖에 실업자가 여전히 150만명이상이고 최근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소비는 고소득층 중심으로 이뤄지는 등 계층별 편차가 크며 각종 경제지표들이 개인이 아닌 법인 중심으로 산출되는 점 등이 온기(경기회복)가 윗목까지 이어지는 데 장애가 되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현재의 경기회복세가 지속될 경우 1년 가량 지나면 윗목에서도 온기를 느끼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희경기자 hkj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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