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를 잡아라」서울시가 청평화상가 등 시유재산 131건을 공개 매각하기 위해 일반 입찰을 실시한 20일 오전 시청 서소문 별관 13층 강당은 썰렁했던 지난해와는 달리 응찰자들이 대거 몰려들어 열기가 후끈했다. 아기 업은 주부에서부터 복부인으로 보이는 중년여성, 20∼30대 젊은 부동산 중개업자등 연령층도 다양해 강당내 150개 좌석이 모자랄 정도였다. 이날 응찰자들이 가장 관심을 보인 물건은 경기 과천시 과천동 일대 그린벨트내 대지(垈地)10건. 85평 내외의 땅이 9,400만∼1억400만원의 입찰 예정가로 나와 시세에 비해 싼데다, 8월께 그린벨트가 풀릴 소문이 떠돌면서 값이 두배이상 뛸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송파구에 사는 이모(59·여)씨는 『이 지역은 지하철 선바위역에서 5분 안팎의 거리인데다 전원주택지라 주거환경이 매우 좋다』며 『그린벨트도 풀릴 가능성이 커 투자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이같은 열기를 반영하듯 입찰예정가가 1억400만원인 82평 대지가 2억원에 팔리는 등 입찰 예정가의 1.5∼2배에 모두 팔려나가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들 물건은 지난해 입찰예정가 1억6,000만원대에 나왔으나 임자를 못 만난 부동산들이다.
한편 삼풍백화점 붕괴사고(95년6월) 이후 삼풍건설이 서울시에 기부채납한 청평화상가는 입찰예정가(307억 5,802만1,000원) 보다 조금 높은 307억5,820만원에 단독 응찰한 ㈜메타월드(대표 허성태)에 낙찰됐으며, 동양최대 규모인 제주 여미지식물원(입찰예정가 507억원)은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시관계자는 『입찰전 외국계 투자기관들이 관심을 보인 여미지 식물원이 팔리지 않아 아쉽다』며 『재입찰을 실시하거나 수의계약으로 파는 방법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20일 오전 서울시청 서소문 별관에서 실시된 시유재산 공개매각에 참가한 시민들이 입찰서류를 접수하고 있다. 최흥수기자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