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조롭게 진행되던 정부와 HSBC의 서울은행 매각협상이 본격 협상을 시작한 지난 주말부터 난항에 빠졌다. 이에따라 당초 5월말까지로 예정됐던 매각협상시한이 제대로 지켜지지 못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20일 금융당국과 금융계에 따르면 HSBC는 최근 협상파트너인 금융감독위원회에 제출한 의향서에서 서울은행 자산가치 평가를 당초 약속한 금융감독원 기준 대신 「시장가치」(Market to Market·MTM) 방식으로 해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HSBC는 또 LA, 런던 등 서울은행이 보유한 4개 해외점포와 상당수의 국내 지방점포의 인수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HSBC본사의 존 본드 회장도 19일자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서울은행 매각협상이 무산위기에 빠진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도 『이달 말까지로 돼있는 협상시한이 몇 주 더 걸릴 수 있다』라고 밝혀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음을 확인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HSBC가 최근 미국 리퍼블릭 뱅크를 103억달러에, 몰타은행을 2억5,000만달러에 인수키로 하는 등 국제적으로 잇달아 은행을 사들이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서울은행만 금감원 기준으로 자산평가를 한다는 것은 국제관행에 맞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HSBC의 입장변화는 제일은행 인수협상을 벌이고 있는 「뉴브리지 캐피털」이 MTM방식의 자산실사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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