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경제상황과 전망 -경제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 올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한국은행 전망치(3.1%)를 훨씬 넘어 선 4.6%를 기록했다. 벌써부터 버블(거품)을 낳을 수 있다며 금리인상이나 재정적자폭 축소 등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다.
◆과열은 아니다
한은은 올 1·4분기의 높은 성장률이 작년 경기침체의 반사효과도 있지만 전분기 대비 성장률도 3분기 연속 증가한 점으로 보아 경기가 작년 4·4분기에 저점을 통과, 회복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관심은 과열(過熱)여부. 정부나 한은, 주요 연구기관들은 과열은 아니지만 「과속(過速)」의 기미가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관계자는 20일 『지금의 회복속도가 계속 유지될 지는 모르지만 현재로선 과속(過速)임에 분명하다』며 『더 이상의 경기부양은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성태(李成太) 한은 조사국장은 그러나 『생산이나 소비 등의 회복세가 빠른 편이나 앞으로 이런 추세가 지속될 지 불투명하다』며 『최근 수출이나 제조업가동률 수준 등을 감안하면 자연스레 감속될 소지도 있다』고 말했다.
1·4분기 제조업 가동률(74%)은 과거 경기저점 수준에 불과하고, 수출증가율도 12.8%(금액으로는 마이너스 5.9%)로 성장기(20%이상)에 못 미쳐 과열이나 거품을 거론할 단계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수출·투자가 관건
앞으로 경기가 탄력을 받고 회복세가 지속되려면 수출이 더욱 증가해야 하고 투자가 확대돼야 한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 구조상 수출이 부진해서는 성장률이 높아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이 성장에 기여한 정도를 보면 97년의 경우 5.6%포인트에 달했으나 올 1·4분기에는 마이너스 2.0%포인트 였다. 반면 민간소비의 기여도는 1.9%포인트에서 3.4%포인트로 높아졌다. 곧 최근 경제성장을 소비가 주도한 셈이다.
한은 관계자는 『국제통화기금(IMF)체제이후 억제된 소비가 최근 살아나고 있으나 실업률이 여전히 높아 IMF이전 수준을 능가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수출 회복없이는 경제성장을 낙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한 자동차 컴퓨터 정보통신 등의 설비투자가 늘고 있지만 산업생산능력과 직결되는 기계류 등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도 경기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간 성장률 높아진다
물론 한은은 연간 성장률이 4%대 또는 그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 내달중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할 계획이다. 2·4분기이후 불안 요인이 있지만 지표상으로는 지난해가 워낙 나빴기 때문에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희경기자 hkj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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