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컴퓨터가 마이크로소프트(MS)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진 20일, 전국 소프트웨어(SW)대리점에는 PC이용자들의 문의가 빗발쳤다.『어떻게 그렇게 가격 차이가 나죠? 일반인이 그 가격에 살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이용자들의 궁금증은 100만원하는 4가지 SW를 대학생에 한해 단돈 5만4,000원에 파는 MS의 가격정책에 모아졌다.
『저는 오피스SW 한가지만 50만원에 샀는 데…』 자신만 억울하게 바가지를 썼다는 일반고객의 불만이 쏟아졌다. 그렇다면 어떻게 100만원짜리를 5만4,000원에 팔 수있는 가.
이는 일반제품에서 엄청난 폭리를 취하고 있거나, 아니면 SW가격이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됐든가 둘 중의 하나다. 한번 손에 익으면 웬만해선 바꾸기 어려운 SW의 특성을 이용, 미래고객인 대학생들의 입맛을 사전에 독차지한 후 수년에 걸쳐 그 손해분을 뽑아내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문제는 MS측이 큰 폭의 가격 차이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는 일반고객에게 전혀 납득할 만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MS사만 독점공급하는 윈도98같은 제품에 다른 SW를 공짜로 얹어파는 「끼워팔기」의 논리도 옹색하기 짝이 없다. 빵과 잡곡을 공짜로 끼워 쌀을 팔고선 이를 문제삼는 이웃 빵집과 잡곡가게에 「왜 문제삼느 냐」고 반문한다면 더이상 얘기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관계자들은 『세계 SW업계의 거함인 MS사가 한국에서 람보식 판촉활동으로 시장공략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에서 「끼워팔기 재판」을 진행하고 있는 MS사는 최소한 이 재판이 끝날 때까지 외국시장에서의 「끼워팔기」를 중단하는게 상도의가 아닐까.
/김광일 경제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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