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조만간 깜짝 놀랄만한 사람이 잡혀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20일 「깜짝 놀랄만한 사람」이 홍두표 한국관광공사사장임이 알려지자 많은 사람들이 정말 깜짝 놀랐다.홍사장은 『「사장학 개론」을 써도 될 경영귀재』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탁월한 경영수완을 발휘해온데다 처세술도 깔끔했기 때문이다. 경기 화성출신인 홍사장은 서울대 문리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61년 KBS TV 개국요원으로 방송계에 입문, 64년 동양방송(TBC) 창설위원으로 자리를 옮겨 15년만에 사장직을 맡았다.
방송통폐합후 한국방송광고공사사장(81년) 전매청장(86년) 담배인삼공사사장(87년) 중앙일보사장(92년) KBS사장(93년) 한국관광공사사장(98년) 등을 지냈다. 20년 가까운 세월동안 「사장」이라는 직함을 달고 다닌 셈이다. 또 소환 전날인 19일엔 세종문화회관 비상근 초대 이사장에 위촉되기도 했다.
그의 경영수완은 93년3월 KBS사장에 취임하면서 더욱 두드러졌다. TV수신료의 한전위탁징수제를 실시, 50%대에 머물던 수신료 징수율을 95%대로 끌어올린 것이 대표적 사례.
스스로도 이임사에서 『수신료징수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을 정도다. 이러한 「경영마인드」는 그의 재임기간에 KBS TV 밤9시 뉴스 시청률을 1위로 끌어올렸지만 시청률이 낮은 프로그램은 가차없이 중도하차시키는 등 공영방송을 시청률의 노예로 몰고갔다는 비판도 받았다.
그는 『철저하게 수익성을 찾아가는 경영마인드가 장수비결』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해왔지만 결국 중앙언론사 사장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사법처리될 상황에 처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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