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무기 사고팔기' 폭력배까지 가세 -인터넷 네트워크게임이 젊은층 사이에서 폭발적 인기를 누리면서 게임에 쓰이는 가상무기가 현실에서 고가로 암거래되고 이 과정에 폭력배까지 개입하는 등 새로운 형태의 「사이버 탈선」이 벌어지고 있다.
또 게임에 중독된 일부 젊은이는 고성능 무기를 얻기 위해 범죄까지 저지르고 게임에 진 분풀이로 청부폭력을 행사하는 경우도 있어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이러한 문제를 낳고 있는 대표적 게임은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국산 네트워크게임 「리니지(lineage)」. 2,500명 이상이 동시에 접속해 개인의 능력에 맞는 무기와 방어장비를 사용, 서로 대결을 벌이는 롤 플레잉 게임이다.
이 게임의 특징은 단계가 올라갈수록 상대에게 치명타를 가할 수 있는 고성능 무기를 얻게되고 게임의 승패를 좌우하는 장비들을 온라인에서 서로 주고 받을 수 있다는 점.
이 때문에 자신의 파워와 승률을 높이기 위해 게임 속에 등장하는 칼 도끼 화살 등 가상무기와 장비를 수십만원씩을 주고 비밀거래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무기를 구입하는 사람은 주로 게임 초보자나 게임방 업자들.
칼은 일본도 양검 싸우라비검 등 종류별로 2만~70만원, 장갑 갑옷 등 방어장비는 10만~30만원에 거래된다. 발군의 실력을 갖춘 이용자의 아이디를 100만~150만원을 주고 사와 자기 것으로 만들기도 한다.
게이머 김모(27·무직)씨는 『게임 초보자에게 일본도를 18만원, 방어장비 세트를 80만원에 팔았다』고 말했다. 다른 네트워크 게임에서도 이같은 도구거래가 심심찮게 이뤄진다.
이렇게 돈이 오가자 서울 영등포와 화양리 일대에 근거를 둔 폭력배들이 고득점 이용자를 협박, 성능이 뛰어난 가상무기를 빼앗은 뒤 비싼 가격에 되파는 일도 벌어진다. 또 게임도중 상대방의 욕설이나 반말에 흥분한 이용자가 상대방을 직접 찾아가 폭력을 휘두르는 경우도 있다.
리니지운영업체인 NC소프트는 게임공간에서 현금거래가 발각되면 무기를 판매한 이용자의 계정을 삭제하고 있지만, 거래가 은밀하게 이뤄져 단속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최연진 wolfpack@hk.co.kr
■게임아이템 사고팔기
온라인으로 연결되는 네트워크게임에서는 게임속 도구(아이템)를 주고받을 수 있는 게 특징. 거래방법은 게임화면 위쪽에 나타나는 대화창에 검, 투구, 반지 등의 도구를 가진 사람이나 필요한 사람이 판매 및 구입광고를 낸다.
가격은 흥정하기 나름. 흥정이 되면 두 사람이 게임속에서 만나 그림형태인 도구를 주고 받고, 돈은 직접 만나서 건네주거나 무통장입금을 이용한다.
도구를 사는 이유는 특수한 기능을 지닌 각종 도구를 손에 넣어 자신의 게임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다. 비싼 칼은 파괴력이 세고 이동반지의 경우 축지법처럼 공간을 순식간에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을 발휘, 상대방을 쉽게 제압할 수 있다.
이런 도구는 게임을 통해 높은 단계에 도달해야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초보자는 돈을 주고라도 이 도구를 갖고 싶은 유혹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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