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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 경찰의 수뢰파문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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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 경찰의 수뢰파문 속앓이

입력
1999.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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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20일 오전 경찰청 기자실에서 박희원(朴喜元)정보국장의 수뢰사건과 관련, 대국민 사과성명을 발표하는 김광식(金光植)경찰청장의 목소리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15만 경찰의 총수가 경찰관 수뢰사건과 관련, 대국민 사과성명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 「박희원 수뢰파동」이 경찰 조직에 가져온 파문이 그만큼 엄청나다는 것을 보여준다.

경찰청 한 경찰간부는 『핵심간부인 정보국장이 수사중인 사건과 관련, 뇌물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충격적』이라며 『아이들 앞에서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라고 참담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하지만 자치경찰제 도입, 자체적인 수사권독립 요구 등 각종 개혁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마당에 불쑥 터져나온 「박희원 수뢰파동」에 더이상 발목을 잡혀서는 안된다는 것이 경찰수뇌부의 판단인 듯 하다.

김청장이 성명발표후 가진 간부회의에서 『이번 사건을 수사권독립 문제와 연결, 반발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자숙을 당부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일선 경찰관들은 여전히 불편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수사권 독립 논란이후 검찰의 「경찰 길들이기」행태가 적잖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서울지검 동부지청 모검사가 14일 오후 관내 가락, 송파, 방이파출소 등을 돌며 무기고 관리 사항 등에 대해 감찰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고 동부지청은 최근 성동경찰서에 관내 유흥업소 단속을 이유로 대규모 경찰병력 지원을 요청, 관련 경찰관들이 『특별한 사안도 없는데 대대적인 유흥업소 단속을 벌이는 것은 경찰비리 수집을 위한 것』이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또 서울 강동경찰서의 경우 19일 밤 보통 검사 1명이 전담하던 유치장 감찰을 위해 5명의 검사가 경찰서를 방문, 관련 경찰관들이 곤욕을 치렀다.

이에 대해 한 경찰 관계자는 『경찰간부가 사건과 관련, 돈을 받은 것은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는 사안」이지만 수뇌부가 무조건 봉합에만 급급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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