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의 하락이 계속되고 있다. 유럽 주요국 금융당국이 보유금의 매각 방침을 잇달아 밝히고 나선 데다 아시아 각국의 수요가 급감, 시장에 공급과잉 현상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10일 런던 금시장에서 금값은 온스당 278달러까지 떨어져 지난해 8월 기록한 19년래 최저치인 온스당 273달러에 육박했다.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이 7일 보유중인 750톤의 금 가운데 60%에 해당하는 450톤의 매각 방침을 발표한 것이 직접적인 계기였다.
금 매각 움직임은 잉글랜드은행에 그치지 않았다. 스위스는 4월 중순의 국민투표에서 스위스프랑화의 보증을 위해 일정한 양의 금을 보유해 온 금본위제를 폐지하고 중앙은행이 보유한 2,600톤의 금 가운데 절반 가량을 매각할 것을 결정했다. 캐나다,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금융당국도 금보유를 줄여 가고 있다. 실제로 각국 중앙은행이 지난해 방출한 금은 412톤으로 세계 연간생산량의 6분의 1에 이르렀다.
금을 보유하는 것보다는 달러나 유러표시 채권을 보유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 무성해 앞으로도 외화준비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줄어들 전망이다.
한편 97년의 외환위기 이래 아시아의 금수요가 크게 줄어 들어 98년 1~9월 아시아 각국이 사들인 금은 750톤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40%나 줄었다.
앞으로의 금값 동향에 대해서는 급격한 하락은 아니더라도 완만한 하락세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독일이나 프랑스 등 금대량 보유국의 중앙은행이 금방출을 결정할 경우 폭락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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