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누구와 시간을 보내기로 했는가. 이미 데이트의 상대가 예정돼 있다면 미리 메뉴를 짜보자.부부나 연인 사이라면 일단 갤러리 현대나 로댕갤러리 앞에서 만나면 어떨까. 갤러리 현대 꼭대기층엔 전망 좋고 분위기도 썩 괜찮은 카페도 있어 만남의 장소로 이곳을 정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현재 갤러리 현대에선 김환기전이, 로댕갤러리에선 현대조각의 거장 로댕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고 김환기는 이중섭만큼 극적인 인생을 살지 않아서인지 대중적 인기는 크게 끌지못하고 있지만 「십만개의 점」같은 그의 대표적 작품은 확실히 감동을 안겨주는 수작이다. 티켓을 하나만 사면 현재 김환기전이 열리고 있는 원화랑, 김환기미술관 등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개관한지 얼마되지 않은 로댕갤러리는 이번 주말 상당히 북적거릴듯. 전시공간도 그리 넓지 않아 사람냄새를 못참는 성격이라면 좀 더 시일이 지난 후 찾는 것도 괜찮을 듯. 지난 토요일 로댕갤러리엔 1,000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저녁 시간을 약속하고 있다면 남산에 가라고 권한다. 오후 6시 국립극장 마당에선 야외공연이 마련된다. 국립발레단이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속의 미녀」등 고전 발레의 멋진 장면들을 보여줄 예정. 특히 자금이 딸리는 데이트족에게 이곳을 추천한다. 매주 토요일 같은 시간 여기선 늘 클래식 국악 무용 등 공연이 공짜로 마련되고 있다.
국악팬이라면 국립국악원 우면당을 찾으면 어떨까. 안숙선 명창이 판소리 수궁가를 완창한다. 오후 7시30분. 국립국악원은 서초동 예술의전당 옆에 있다.
아직 서먹서먹한 사이로 함께 전시회 가자고 말하기도 쑥스러운 남녀라면 극단 오늘의 신작 「5월에는 연애를 시작한다」를 추천한다.
연인들에게만 토요일이 즐거운 것은 아니다. 자녀들과 함께 어디론가 신나는 곳에 가 한바탕 스트레스 풀고 싶지만 시간이 없어 멀리 교외로 나가는 것을 망설이는 가족들에겐 대학로를 가라고 권한다. 학전의 청소년 록 뮤지컬 「모스키토」는 정말 신나는 토요일을 보내는 데 「짱」이다. 송영주기자 yj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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