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40년만에 첫 다당제 선거전에 돌입한 인도네시아는 축제의 도가니였다. 후보자를 한명이라도 내세운 48개 정당의 깃발이 수도 자카르타 시내를 가득 메운 가운데 관악대의 행진이 이어지고 각당 지지자들을 실은 트럭 행렬이 꼬리를 물었다.선거일은 내달 7일. 32년 수하르토 독재정권을 몰아낸 지 1년여 만에 치러지는 이번 총선은 11월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의 전초전이나 마찬가지다. 이미 집권 골카르당이 현 대통령인 하비비를 후보로 지명했고 18일 인도네시아민주투쟁당(PDI_P)과 국민수권당(PAN), 국민각성당((PKB) 등 3대 야당이 연합전선을 결성했다.
이번 총선의 초점은 야당연합이 수하르토 독재의 정치 도구였던 골카르당의 재집권을 막고 정권교체를 이루어 내느냐 여부. 여론조사에서는 야당의 돌풍이 감지되고 있다. 현지 콤파스 신문의 지난주말 조사 결과, 야당연합이 41%내외로 14%의 골카르당을 월등히 앞섰다. 특히 개인적 지지도에서도 하비비는 7%정도지만 국부 수카르노의 딸로 PDI_P를 이끌고 있는 메가와티 수카르노 푸트리나 PAN의 아미엔 라이스는 30%의 높은 인기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정권교체가 쉽지만은 않다. 동티모르와 아체지방의 종족분쟁을 비롯한 불안요소들이 잠재해 있기 때문이다. 당국은 지방 폭동이 선거운동 열기 속에서 가열될 지 모른다고 보고 수십만명의 군대와 경찰 및 민병대를 전국에 배치했다. 정당간의 충돌로 이미 최소한 10명이 사망했다.
또한 야당의 단결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도 관심사. 여론조사에서는 5개 주요 정당 가운데 개별적으로는 어느 당도 30% 이상은 차지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집권 골카르당 조차도 재집권을 위해서는 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는 국민대표회의(DPR) 의원 462명과 27개 주의회 의원들을 선출한다. DPR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200명과 함께 국민협의회의(MPR)를 구성, 8월 29일부터 회의에 들어가 11월 중 새 대통령을 선출하게 된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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