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망국론」을 줄곧 주창해온 전북대 강준만(姜俊晩·44·신문방송학)교수가 19일 서울대에서 처음으로 강연을 갖고 신랄하게 서울대를 비판했다.서울대 총학생회 초청으로 19일 오후 6시 인문대 대형강의실에서 실시된 이날 강연에서 강교수는 『서울대는 우리나라 교육과 관련된 모든 문제의 출발점』이라며 『서울대 개혁없이는 교육개혁이 성공할 수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강교수는 이어 『서울대 출신들이 우리 사회의 의사결정구조와 권력, 금력을 장악하고 있다』며 『대학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라도 서울대 정원을 현재의 절반이상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교수는 서울대 구조조정 문제에 대해 『서울대 개혁을 이 대학 교수들에게 맡기는 것은 기업들의 구조조정을 사원들에게 맡기는 것과 다름없다』며 『개혁에 앞서 국민의 공감대 형성 등 사전 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학 봄철축제의 하나로 마련된 이날 강연에는 500여명의 학생이 발디딜 틈 없이 참석, 강교수와 토론을 벌였다.
학생들은 강교수가 『우리 대학구조가 서울대를 정점으로 한 기형적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과열과 독선 등 사회문제를 양산하고 있다』고 주장한 대목에서는 적극적으로 반론을 펴기도 했다. 총학생회측은 『강교수의 주장을 직접 들어보고 논리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강연을 마련했다』며 『서울대 망국론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은 극과 극으로 의견이 갈렸다』고 말했다.
강교수는 96년 「서울대의 나라」라는 책을 통해 서울대 중심의 학벌주의를 비판했으며 98년 6월에는 자신이 만드는 잡지 「인물과 사상」에 「서울대 망국론」을 기고하기도 했다. 이상연기자 kubr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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