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일일 청춘시트콤 「남자셋 여자셋(이하 남셋 여셋)」 모르면 한때 젊은이들 사이에 왕따를 당했다. 출연자들의 머리 모양은 10, 20대에 금세 퍼졌고 극중 대사는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어가 됐다. 방송이 끝나면 PC통신 시청자란은 「남셋 여셋」 반응으로 가득찼다.「남셋 여셋」은 96년 10월 21일 시청자와 처음 만났다. 그리고 2년 7개월간의 긴 여정 끝에 21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숱한 화제와 스타탄생, 그리고 한국형 시트콤의 발전 가능성과 문제점을 동시에 드러내면서.
SBS가 94년 시추에이션 드라마와 코미디를 혼합한 시트콤 「오박사네 사람들」을 방영하자 방송사들은 앞다투어 시트콤을 도입했다. 「남셋 여셋」은 등장과 함께 젊은이들의 선풍적인 인기에 힘입어 시트콤계를 평정했다.
송승헌 신동엽 홍경인과 우희진 이의정 이제니 등이 김용림의 집에서 하숙하며 겪는 에피소드를 신선하고 상큼한 시각으로 그려 나갔다. 그리고 가상 상황을 현실화하는 새로운 내용과 형식을 끊임없이 도입했다.
안재욱 엄정화 S.E.S 최종원 이소라 등 인기를 끌고 있는 사람들을 그때그때 카메오로 출연시키는 민첩성도 발휘했다. 젊은 연기자들과 호흡을 맞춘 김용림과 안문숙 이경실 권해효 등 탤런트와 개그맨들의 맛깔스런 연기와 조화도 「남셋 여셋」의 인기를 견인한 주요 요인이었다.
우희진과 신동엽의 결혼으로 끝이 나는 「남셋 여셋」 은 수많은 스타를 탄생시킨 스타 산실로도 유명하다. 송승헌이라는 인기 청춘스타를 배출시켰고, 무명이나 다름없는 이의정 김진 이제니 홍석천 소지섭 이선정 등이 이 프로를 통해 비로소 시청자들에게 존재를 알렸다. 이의정의 번개머리 등은 패션 스타일을 선도했고 『모여봐, 모여봐』 등 많은 유행어를 남겼다.
하지만 극후반에 가서는 소재 빈곤으로 황당무계한 일을 작위적으로 구성해 나갔고 주연의 펑크를 인위적인 상황설정으로 메꾸어나가는 문제점도 보였다. 이의정이 오랜 기간 사귀었던 송승헌이 다른 프로 출연으로 퇴진하자 그자리에 소지섭이 들어와 갑작스럽게 연인으로 발전시킨 것은 억지 상황설정의 대표적인 경우.
말도 많고 인기도 많은 시트콤 「남셋 여셋」 후속 프로그램으로는 「좋은걸 어떻해」가 5월 31일부터 방영된다. 연기생활 처음으로 최불암이 시트콤에 출연한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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