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 당시의 고엽제 피해에 대해 미국 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국내 고엽제 피해자들이 미국 제조회사들을 상대로 제기한 국내 특허권 가압류 신청이 국내 법원에서 받아들여졌다.서울지법 민사71단독 곽병훈(郭炳勳)판사는 19일 고엽제 피해자 이모씨 등 3,114명이 미국 고엽제 제조회사인 다우케미컬사와 몬산토사를 상대로 낸 특허권 가압류 신청을 받아들였다.
법원이 가압류한 국내 특허권은 다우케미컬이 보유한 폴리우레탄 중합체 및 제조방법 등 241건과 몬산토사가 보유한 제초제 제조성분 등 92건이다.
이에따라 이들 회사가 가압류된 국내 특허권을 매매·양도하기 위해서는 1인당 5억원씩, 모두 1조5,000여억원인 청구금액을 법원에 공탁해 가압류를 풀든가 가압류 결정에 대한 집행정지 또는 취소 등의 이의신청 절차를 밟아야 한다.
또한 이씨 등은 국내 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 승소하고 이들 회사가 손해배상을 하지 않을 경우 국내 특허권에 대한 강제집행도 할 수 있게 됐다.
국내 고엽제 피해자 19명은 94년 미국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해 소송이 계류중이다. 미국 법원은 84년 미국 호주 등의 고엽제 피해자 20만여명이 낸 집단소송에 대해 고엽제 제조사들의 제조물책임을 인정, 2억4,000만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이씨 등은 이와관련, 『고엽제 피해를 입은 미군들에 대해 고엽제 제조사의 제조물 책임을 인정해준 전례가 있는 만큼 이들 회사에서 국내 피해자에 대해서도 손해배상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가압류 신청이 받아들여진 만큼 협상이 진전되지 않을 경우 두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국내법원에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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