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담금질을 하고 나니 서광이 비친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치열한 구조조정과 자구노력으로 부도직전 위기에서 벗어나 「알짜」로 부활하는 기업들이 잇따르고 있다. 이중에서도 기아 한화 효성그룹의 경우는 환란(換亂)의 아픔을 딛고 재도약채비를 갖추고 있는 우리경제와 닮은꼴이다.기아 제2의 봉고신화 일군다 기아자동차 소하리공장에는 요즘 활기가 넘친다. 올들어 작업량이 크게 늘어 24시간 3교대로 생산라인을 풀가동해도 물량을 대기 어려울 정도다.
직원들은 97년7월 기아사태 이후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젠 다 끝났다』는 분위기가 압도했던 점을 감안하면 스스로 믿기지 않을 정도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기아사태 이후 옷을 벗은 임직원은 전체의 20%인 8,000여명. 또 28개 계열사를 13개로 줄였고 상반기까지는 1개로 통합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에는
현대가 기아를 인수하면서 부도기업의 오명을 씻고, 다목적차량인 카니발과 카스타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봉고신화」의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기아가 지난해 1월 내놓은 카니발은 「베스트셀러 카」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카니발은 지난해 3만5,427대가 팔린 데 이어 올들어 4월까지는 1만9,207대가 판매됐다. 이달 들어서는 이미 5,000대 이상의 계약고를 올려 2개월을 넘게 기다려야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을 정도다.
카스타 역시 2개월치 물량이 밀려있다. 또 이달 들어서는 금융거래가 정상화하고 은행들이 돈을 빌려가라고 요청할 만큼 과거의 위상을 발빠르게 찾아가고 있다.
한화 효성 알짜기업으로 회생 한화그룹도 몸체를 잘라내는 아픔은 이미 잊었다. 한화종합화학 한화유통 한화증권 등 주요 계열사들이 올들어 흑자기조로돌아서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는 올해 총 3,000억원 이상의 흑자를 점치고 있다.
특히 한화종합화학의 주력사업인 바닥장식재부문에서는 「구조조정모범기업」이라는 기업이미지 등에 힘입어 시장점유율이 2~3%나 신장돼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한화가 IMF체제 이후 베어링, 바스프우레탄 등 주력사업을 팔아 끌어모은 돈은 모두 5,400억원. 도마뱀 꼬리처럼 살을 잘라낸 자리에 새살이 돋고 있는 것이다.
「기업신용평가에서 투자적격 등급 회복, 차입금리 2%포인트 하락, 2월부터 흑자로 전환…」 잇단 희소식에 ㈜효성도 즐거운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효성T&C, 효성중공업 등 4개 계열사를 ㈜효성으로 단일화한지 6개월. 그 효과가 벌써부터 가시화하고 있다. 재계는 이들 3인방의 재도약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김동영기자 dy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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