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은 최근 회고를 통해 『김영삼(金泳三)민자당대표의 국정운영 능력을 의심했으나 달리 대안이 없어 후계자로 만들게 됐다』며 『92년 대선자금도 YS측에서 직접 받았다』고 주장했다. 노전대통령은 18일 발매된 월간조선 6월호 인터뷰 및 육성회고록에서 재임당시의 뒷얘기들을 밝혔다. 다음은 주요 술회내용.◇김전대통령 관련
-김영삼 민자당대표는 권력투사처럼 행동했다. 나를 비롯해 우리나라의 모든 식자들이 색맹환자였던 셈이다. YS는 민주주의와 관계가 없는, 권력쟁취를 위해 모든 것을 다한 사람이었다. (후계자로 만든데 대해) 역사와 국민 앞에 죄송하다.
3당합당 직후 김대표를 차기 대통령후보로 처음 염두에 두기 시작했고, 91년12월 참모들이 여론조사분석을 통해 김대표가 가장 유리하다는 최종판단 보고를 했다.
-재임중 YS에게 여러차례 「메모를 하지 않는다」고 주의를 주었다. DJ는 꼼꼼하게 메모했지만 YS는 전혀 메모를 안하고 당에 가서는 나의 지침을 제멋대로 내렸다.
◇비자금 관련
-인색할 정도로 돈을 아끼다보니 큰 돈이 남았다. 또 YS가 「역경 속에서 당선을 쟁취했다」고 말하는 바람에 만날 명분이 없어져 통치자금을 정리할 기회를 놓쳤을 뿐 개인 영달을 위해 쓰려던 것은 아니다.
-당시 김대중(金大中)민주당총재에게 준 20억원은 특별히 무슨 뜻이 있는 것이 아니라 야당이 어려울때 경우에 따라 얼마간 지원해주는 차원에서 준 것이다.
◇6.29 선언
-87년 6월10일 대통령후보지명 축하리셉션장으로 가면서 선언을 결심했다. 앞서 24일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과 직선제 수용및 김대중씨 사면복권에 합의한 이후 전대통령과 만나 상의한 적이 없다. 이날 전대통령이 직선제를 제의했을때 진의를 확인하려 일단 거부했는데 이때문에 내가 반대한 것처럼 오해받고 있다.
◇기타
- 대통령후보 경선당시 박태준(朴泰俊)씨가 출마를 강행하면 당내로부터 인신공격을 받을 것 같아 이상연(李相淵)안기부장을 보내 사퇴를 종용했다. 박씨는 당시 내가 YS가 아니라 자신을 미는 것으로 판단한 것 같았다.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을 물리적으로 막을 수 없어 참모들의 「정주영(鄭周永)회장 정계진출 저지방안」 건의를 승인하지 않았다. 다만 정회장과 가까운 측근에게 인간적으로 정계투신을 만류토록했으나 『이미 시기를 놓쳤다』는 보고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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