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관(約款)이란 쉽게 말해 계약서다. 신용카드에 가입할 때 신청서에 깨알같은 글씨로 적혀있는 조항들, 아파트 분양 계약서에 인쇄된 내용들이 모두 약관에 해당한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나올 때 받는 카드 뒤에도, 비행기표 기차표 뒤에도 약관 조항이 있다.그러나 대부분 소비자들은 이를 무심코 넘기거나, 내용이 복잡해 읽어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 때문에 계약을 해제할 때나 뜻하지 않은 문제가 발생하면 억울하게 손해를 입는 경우가 빈번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업종별로 표준약관을 만들어 사업자들이 사용하도록 권고하는데 소비자들이 이를 알아두면 불공정한 약관으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다. 표준약관은 불공정한 약관을 사용하는 사업자에 따질 수 있는 근거가 되며 공정위나 법원 등을 통해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 기준이 된다.
표준약관이 만들어진 업종은 아직 7개에 불과하다. 은행의 여수신거래, 아파트 분양·임대차, 여행업, 주차장 이용, 백화점·상가 임대차, 병원, 콘도 등이다. 그러나 변호사, 휴대폰 등 몇개 업종의 약관중 일부 조항에 대한 공정위의 시정조치 사항은 표준약관처럼 피해구제에 근거로 사용될 수 있다.
■여행사 표준약관
여행조건 여행사 맘대로 못바꾼다. 여행사가 미리 통보도 하지않고 일방적으로 숙박시설을 나쁜 곳으로 바꿀 경우 울며 겨자먹기로 참거나 자기 돈으로 숙박지를 옮기는 여행객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표준약관에는 천재지변,전란,숙박·운송기관의 파업 등이 아닌 이상 여행사는 계약때 약속한 여행조건을 바꿀 수 없다. 항공기의 좌석과 시간변경 등도 마찬가지다.
현지에서 바가지 못씌운다. 여행요금에 현지관광 입장료,여행보험료 등이 포함되는지를 계약서에 명시해야 한다. 여행자가 현지에서 이중으로 돈을 내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계약금도 요금의 10%이하로 책정해야한다.
여행사·가이드 실수로 인한 피해는 여행사가 보상해야 한다. 가이드 실수로 여행객이 다치거나 피해를 입었을 때 짐이 분실·훼손됐을 때 교통수단의 출발·도착이 지연됐을 때 여행일정이 변경됐을 때 국내여행사가 배상책임을 져야한다. 단 여행사가 배상책임을 피하려면 과실이 없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은행대출
대출약정서 사본 교부받을 수 있다. 대출을 받을 때 약정서도 일종의 계약서다. 그런데 고객이 약정서를 작성, 제출하더라도 은행이 사본을 교부하지 않는게 관행. 나중에 문제가 발생해 약정서 열람을 요구해도 거절당할 때가 많다.
그러나 약관법에 따르면 고객이 사본을 요구하면 은행은 우편으로 우송하거나 직접 교부해야 한다. 고객들은 대출을 받자마자 사본 교부를 요구해 받아 두는 것이 나중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할 수 있다.
은행은 연체이자 물리려면 3일전에 통보해야 한다. 은행이 가계대출에 대해 연체이자를 물리려면 연체 1개월이 되는 날을 기준으로 적어도 3일전까지는 고객에게 이 사실을 의무적으로 통보해야 한다.
변동금리를 적용한다는 약정이 없으면 계약당시 이자를 지급해야한다. 은행이 고객과 정기예금 또는 적금을 계약할 때 변동금리를 적용한다는 약정을 하 지 않으면 금리가 바뀌어도 계약 당시의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우대금리가 인하되더라도 정기 예·적금 등 거치식 및 적립식 예금의 금리를 은행 맘대로 조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변호사
착수금 반환 요구할 수 있다. 고객이 임의로 계약을 해제할 때는 손해배상차원에서 변호사에게 착수금반환을 요구할 수 없다. 그러나 변호사가 재판에 참석하지 않는 등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거나, 다른 사정으로 수임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때는 고객이 착수금 반환을 요구할 수 있다.
소송취하때는 약속한 수임료 모두 줄 필요 없다. 고객이 상대와 화해를 통해 소송을 취하했을 때는 성공을 조건으로 한 수임료 전액을 낼 필요가 없다.
화해를 통한 소취하는 변호사의 소송의 성공을 위한 노력과는 직접적인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상당수 변호사가 화해를 통한 소취하도 변호사의 노력의 결과로 간주, 이를 요구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주의할 필요가 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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