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 총선 돌풍 바락 총리후보 -이스라엘 총선에서 지지도 1위를 달리며 돌풍을 일으킨 에후드 바락(57) 노동당 총리 후보는 전쟁 영웅이자 평화의 사도로 국민들 뇌리속에 각인돼 있는 이츠하크 라빈(95년 피살) 전 총리의 후예다.
바락 후보는 라빈처럼 군 참모총장 퇴역 후 노동당에 합류했고, 평화를 위해 영토 양보가 필요하다는 신념을 피력해 왔다.
독립국가 선포를 앞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서방·아랍권 국가들이 바락 후보의 당선을 바란 것도 그가 라빈의 평화 노선을 추종하기 때문이다.
골란고원을 점령한 전쟁영웅으로서 골란고원 반환 협상을 추진할 수 있었던 라빈 전총리의 경우처럼 바락 후보 역시 총선에서 승리하면 화려한 군 경력을 바탕으로 향후 중동 평화 협상의 적임자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바락 후보는 『이제는 이스라엘이 양보해도 될 만큼 국력이 성장했으며 「사방이 악마에 둘러싸여 있다」는 식의 폐쇄주의적 사고방식을 떨쳐 버려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바락 후보는 30살이 되기도 전에 벤야민 네탄야후(49) 현 총리도 장교로 근무했던 정예부대를 지휘했으며 76년에는 특수부대를 이끌고 레바논 베이루트에 침투, 뮌헨 올림픽 테러 용의자들을 응징하는 등 강인한 이스라엘 전사로 명성을 날렸다. 팔레스타인의 반발에 맞서 이스라엘 정착촌 확장이 강행된 것도 그가 참모총장에 재직할 때였다.
이번 총선 과정에서는 TV 토론회에 과감하게 불참, 이 토론회가 결과적으로 이전투구판이 돼 버림으로써 깨끗한 이미지를 상대적으로 부각하는 성과를 올리는 등 정치 감각도 인정받았다.
바락 후보는 군 생활 도중 예루살렘 헤브루대에서 물리학과 수학을 공부하고 미 스탠포드대에서 「체계분석」을 주제로 석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라빈 정부에서 내무장관, 시몬 페레스 정부에서 외무장관을 역임, 다양한 관료경험도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엘리트 주의자이고, 아직 정치 기술이 부족하다는 점이 온갖 정치세력이 난립해 있는 이스라엘 현실에서 극복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김병찬기자 b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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