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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성명] 총선염두 '빗장지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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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성명] 총선염두 '빗장지르기'

입력
1999.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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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17일 성명서는 정치적 외연(外延) 넓히기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현 정권을 향해 끊임없이 날을 벼려오던 김전대통령이 택한 5월의 전투소재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역사와의 화해」. 『김대통령의 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 업적평가는 심각한 역사 왜곡이며, 독재자가 독재자를 미화하는 참으로 가소로운 일』이라는 힐난은 자신의 재임중 업적으로 내세우고 싶은 「역사 바로세우기」의 정당성 재확보와 여권의 동진정책 제동걸기에 그 목적이 있다. 『현 정권의 화해 제안은 「박정희 향수」에 젖은 영남권 민심을 흔들기 위한 수사(修辭)에 불과할 뿐이며, 박정희 독재의 또다른 피해자인 자신의 동의 없이 역사를 재단해선 안된다』는 빗장 지르기다.YS는 같은 맥락에서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으로 대표되는 5공세력도 동시에 겨냥했다. 신군부가 전국계엄을 확대선포한 5·17에 맞춰 굳이 「민주혁명의 상징적 성지」인 4·19 묘지를 참배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양민학살과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세력은 국민과 역사가 용납할 수 없음』을 강조하기 위한 「극적 연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YS는 한나라당 지도부의 「미온적」인 대여(對與) 태도도 함께 문제 삼았다. 『역사와의 화해 문제가 정치권에서 공론화하기를 기대했으나 전혀 그렇지 못해 성명을 내게 됐다』는 상도동 대변인역인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의원의 배경설명은 「과거와의 화해」를 조건부 환영한 한나라당을 「역사의식이 없는 야당」으로 매도한 것에 다름 아니다. 이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자신의 선명성에 한나라당의 「사이비성」을 대비시켜 부산·경남(PK)의 선거구도를 민주 대 반(反)민주로 몰아가고, 그렇게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PK의 지역 연고권을 챙기겠다는 메시지 띄우기로 읽히고 있다.

동교동계와 상도동계가 이날 「민추협 결성 15주년 기념 심포지엄 및 기념식」을 갖기로 계획하고 있었던 점도 성명발표의 원인(遠因)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동교동계 인사들의 상도동계 접근 및 그에따른 상도동계의 동요 가능성을 차제에 틀어 막아버리겠다는 의지표현이라는 얘기다. 어쨌거나 YS의 DJ 때리기는 전선 형성이 가능한 모든 포인트에서 간단없이 이어질 전망이다.

/홍희곤기자 h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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