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초중기 지방통치 체제 연구에 도움을 줄 목간(木簡·글을 적은 나뭇조각)이 아라가야(阿羅伽耶)의 도읍지로 6세기경 신라에 편입된 경남 함안군 함안면 괴항리 성산산성(사적 67호)에서 무더기로 발굴됐다.국립창원문화재연구소(소장 신창수·申昌秀)는 『91~94년 이 산성 연못터 뻘에서 발굴한 목간 25개를 분석한 결과 서기 250~640년께 제작된 사실과 일부 글자의 판독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폭 1~3㎝, 길이 20㎝, 두께 0.3~0.7㎝ 크기의 이들 목간에는 지금의 경북 김천시 개령면 일대를 가리키던 감문(甘文)이나 본파(本波·경북 성주군 성주읍)등 삼국사기의 문헌기록 및 다른 금석문에서 나타나는 지명은 물론 구리벌(仇利伐)이나 왕송조다이벌(王松鳥多伊伐)등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지명이 다수 등장하고 있다.
또 울진 봉평비(524년 건립추정)나 명활산성비(551년)등 신라 중고기 비석에 나오는 신라의 벼슬이름인 일벌(一伐)과 벼슬이름으로 추정되는 패일(稗一)등이 적혀 있다.
이밖에 발굴팀은 신라 초중기 행정지명이 대부분 성(城)또는 촌(村)으로 이뤄진데 비해 이들 목간에서는 벌(伐)이라는 글자가 촌 보다 앞서 표기되고 글자크기도 큰 것으로 미뤄 삼국시대 벌이 촌보다 규모가 큰 집단으로 짐작된다고 밝혔다.
창원문화재 연구소 박종익(朴鍾益·40)학예연구사는 『이들 목간에는 이름과 출신지 관명 등이 나란히 새겨져 있어 신라의 통치체제 연구에 획기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창원=이동렬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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