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탓하랴. LA다저스 박찬호가 또다시 팀타선이 만들어놓은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승리를 헌납했다.박찬호는 16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미국 부시스타디움서 벌어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5와 3분의1이닝동안 7피안타 3사사구로 5실점, 4승고지를 밟는데 실패했다. 박찬호는 4-4동점이던 6회 아놀드에게 마운드를 넘겼지만 자신이 내보낸 2루주자 드류가 후속 던스톤의 우전 적시타때 홈을 밟아 패전투수의 멍에를 썼다. 시즌 3패(3승)째. 시즌 방어율도 4.91에서 5.32로 치솟았다.
다저스는 결국 이날 경기서 5-8로 역전패,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로 내려앉았다. 박찬호는 22일 오전11시10분 카디널스와의 홈경기에 다시 선발등판한다.
고비를 넘지 못하는 집중력 부재가 문제였다. 5회까지만해도 삼진 8개를 낚아내며 3피안타로 호투했고 팀타선도 카디널스의 에이스 보텐필드를 적절하게 공략해냈다. 6회초 공격서 벨트레의 좌전 적시타로 추가 1점까지 뽑아내 4-1의 넉넉한 리드. 이 정도면 4승달성은 문제없어 보였다.
그러나 지나치게 승리를 의식한 탓일까. 6회말 마운드에 오른 박찬호는 선두 4번 랭포드에게 우전안타를 얻어맞은뒤 급격히 흔들렸다. 5번 타티스와 맞서서는 컨트롤이 안된 어이없는 공을 3개나 잇따라 뿌려댔고 결국 6구째 평범한 직구를 던지다 우전안타를 내줬다. 주자 1,3루.
걷잡을 수 없었다. 후속 데이비스와의 승부에서도 자기공을 뿌리지 못한채 좌전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자신감이 사그라든 박찬호는 덕아웃을 쳐다봤지만 중간계투진을 신뢰할 수 없는 코칭스태프로서는 어쩔수 없었다.
후속 마레로를 포수앞 땅볼로 처리, 한 고비를 넘는가했다. 그러나 대타로 타석에 들어선 드류는 박찬호의 2구째 밋밋한 변화구를 우익선상 2루타로 연결했다. 2,3루의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아 4-4동점. 박찬호는 후속 대타 던스톤에게 볼 2개를 던져놓고서 일그러진 얼굴로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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