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주도한 교원서명 운동으로 관계가 크게 불편해진 이해찬(李海瓚)교육부장관과 김민하(金玟河)교총회장. 두 사람이 스승의 날인 15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마련한 모범교원 초청오찬자리에서 어색한 만남을 가졌다.그러나 피차 쑥스러운 앙금을 떨치지 못한듯 두 사람이 내내 굳은 표정을 풀지 못하자 한참 오찬이 진행되던중 김대통령이 옆에 앉은 두 사람을 보며 말을 꺼냈다. 『김회장도 국가를 위해 장관 퇴진운동을 주도했고 이장관도 나라를 위해 교육개혁을 추진한 겁니다』 김대통령은 이어 『두 분 모두 교육을 위해 애쓰느라 그랬던 것』이라며 자연스럽게 두 사람의 화해를 유도했다.
갑작스러운 김대통령의 말에 당사자들이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자 김 대통령은 『이 자리에는 장관 나가라고 서명한 분들도 계시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유도하며 분위기를 풀어나갔다.
잠시후 김회장은 건배 제의를 통해 『여기 계신 교직자 여러분들도 이제는 훌훌 털어버리고 얼굴을 펴자』고 말했고, 이장관도 인사말에서 『교육은 나무를 심는 것과 같은 데 나무를 10년, 20년 기르는 동안에는 가지치고 다듬는 일이 중요하다』며 교사의 역할을 중시하는 발언으로 화답했다.
당초 예정시간을 넘겨 1시간30분 동안 진행된 오찬에서 김대통령은 교원 사기진작과 교육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간간이 농담을 던져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교육부 관계자들은 전했다.
여러가지 복선을 깐 김대통령의 중재가 17일 열리는 교육부-교총의 정책협의에서 어떤 결과를 낳을지 궁금하다.
이충재기자 c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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