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대학 2학년인 조카가 학군단에 지원하겠다고 원서를 가져왔다. 그리곤 제 아버지에게 『우리 집안엔 여기에 누구 한사람 써 넣을 분 없나요』라며 침통해하는 표정이었다. 원서에는 친척중에 누가 있으면 써넣으라는 「저명인사」란이 있었다.이 세상 대부분의 모집에서는 응시자보다 소수의 인원을 선발하므로 경쟁이 없을 순 없다. 경제위기후 학군단 지원도 예전에 비해 응시율이 높아져 「언덕이 있어야 비빌 수 있는 소」같은 심중을 드러내는 조카가 안쓰럽게 느껴져 기분이 좋지 않았다.
요즘 안그래도 병무비리 문제때문에 시끄럽다. 기댈 언덕도 없는 부모 만나 군대를 가려하는데도 「저명인사」란을 두어 괜스레 기를 죽이는지 모르겠다. 그런 난이 있다는 것 자체가 위화감을 조성하는데다 응시자 형평의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본다.
/이승엽·자영업·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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