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 미용실에 남자들만 북적거리나?』서울 사당동 총신대역 부근에 위치한 「미스터 바리깡」은 남자들의 머리를 전문적으로 관리해 주는 남성헤어컷 미용실이다. 여자 손님들도 간혹 있지만 대부분이 대학생과 젊은 직장인, 청소년 등 신세대 남성들이다.
김기현(金起賢·55·사진)사장은 7명의 헤어디자이너들을 총지휘, 손님들로부터 「바리깡아저씨」로 불리지만 정작 머리깎는 법은 하나도 모르는 왕초보다. 김사장은 97년까지만 해도 제일은행 중계동 지점장으로 잘 나가는 금융인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월 은행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치면서 졸지에 명예퇴직을 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김사장은 『창업아이템을 찾던 중 아들이 머리를 깎으러 미용실에 가는 것을 보고 남성전용 미용실을 생각하게 됐다』며 『유행이나 경기를 타는 반짝업종이 아니므로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사장은 남성들이 저렴한 가격에 마음 편하게 헤어컷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독특한 영업전략을 짰다. 헤어컷 가격을 일반미용실의 절반인 5,000원으로 내리고 인테리어도 신세대 취향의 널찍한 카페식 공간으로 바꾸었다. 여러개의 테이블을 설치, 비디오 TV화면에 경쾌한 음악을 틀고 기다리는 손님을 위해서는 음료수와 커피도 무료로 제공한다. 카페로 착각하고 들어왔다가 머리를 깎고 가는 손님까지 있을 정도다.
또 회원카드를 만들어 10번 이용시 무료 헤어컷서비스를 제공하고 가족과 친구, 연인끼리 카드를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김사장의 독특한 마케팅 전략이 주효해 요즘은 가족과 연인이 함께 머리를 깎고 퍼머를 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손님은 하루 평균 50명 정도. 창업 4개월만에 월매출이 1,300만원을 넘어섰고 인건비와 재료비 등을 뺀 월수익은 500만원에 달한다.
김사장은 『본사에서 전문 헤어디자이너를 소개해 주므로 별도의 미용기술 없이도 창업할 수 있다』며 『창업에는 30평짜리 점포 임대보증금 7,000만원과 인테리어비 6,000만원 등을 포함해 1억4,000만원이 들었지만 점포가 10평 내외일 경우 5,000만원 정도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손님이 마음에 들어하지 않으면 돈을 받지 않는다는 게 김사장의 영업방침이다. 김사장은 『철저한 직원관리와 고객서비스가 헤어컷점 운영의 포인트』라며 『불우노인과 어린이들을 위한 무료봉사활동도 벌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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