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김영배(金令培)총재대행이 최근 당내 동교동계와의 「연대」를 두드러지게 과시하고 있다. 지난 주만해도 13일에는 한화갑(韓和甲)특보단장, 14일에는 권노갑(權魯甲)고문과 각각 단독 조찬회동을 가졌다. 취임후 한달여동안 가만히 있다가 갑자가 이처럼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는 이유는 뭘까.이에대해 당내에선 우선 『당내의 정치개혁 역풍(逆風)을 막기 위한 총력체제 구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사실 의원들 사이에선 『김대행이 선거구제등과 관련해 밑바닥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김대통령의 지침대로 각종 정치개혁방안을 밀어붙이고 있는 김대행으로선 당의 주축세력인 동교동계의 양해와 지원아래 개혁을 계속 주도하려는 의도』라는 관측이다.
『당 운영에서 청와대와의 주파수를 맞추기 위한 고육지책』인 측면도 있어 보인다. 청와대 김중권(金重權)비서실장이 12일 이례적으로 여의도 당사를 방문, DJ의 「경고」를 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로 현재 당과 청와대 관계는 원활하지 못하다. 이런 이유로 김대행은 DJ와의 직보라인을 갖고 있는 동교동계에 당과 청와대간의 중개 역할을 주문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이와함께 최근 일부 청와대 및 동교동계 인사들이 김대행을 「도마」위에 올려 뒷말을 하고 있는 점도 한 요인이 됐을 것으로 짐작된다. 『어떻게 DJ가 썼던 당 총재실을 자신의 방으로 개조할 수가 있느냐』 『의욕이 너무 앞선다』 『총재특보단을 마치 자신의 특보단처럼 다루려고 한다』등등. 물론 김대행은 『총재실 개조는 대통령의 양해사항이다』 『개인적인 욕심은 전혀 없고 당을 집권당 체질로 만들려고 한다』고 해명했지만 동교동계 핵심들에게는 직접 진의를 전달, 오해를 푸는게 「길게 봐서」좋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
/신효섭기자 h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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