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자금수요가 줄고 은행 대출이 우량 기업에 한정되면서 은행이 받은 예금 중 대출로 운영하는 자금은 70%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의 예대율(예금 중 대출로 운영되는 자금의 비율)은 3월 말 현재 69.6%로 사상 최저수준에 그쳤다. 이는 은행이 100억원의 예금을 받았다면 69억6,000만원만 대출해 주었다는 의미다.
예대율은 지난 해 1월 말 96.5%에서 6월 말 86.4%, 9월 말 74.6%등으로 계속 하락해 왔다. 예대율 급락은 설비 투자 부진으로 기업의 자금수요가 최악의 상황이고 5대 그룹등 대기업이 차입금을 계속 줄여 나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은행은 대출을 늘리기 위해 대출 세일에 나서고 있으나 부실을 우려해 대상을 우량 중소기업이나 담보가 있는 가계로 한정, 대출이 크게 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여유자금을 주식투자로 운영하거나, 투신사의 수익증권 판매 대행이나 수탁금 유치로 수수료를 챙기면서 수익증권에 투자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예대율 하락은 은행의 자금중개기능이 약화했다는 반증』이라며 『은행들이 틈새시장을 공략하거나 신용기법을 개발해 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이 너무 안전하고 편하게 장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3월 말 현재 조흥 한빛 제일 서울 외환 신한등 6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 18조9,543억원 가운데 2조367억원이 연체대출금으로 연체비율은 10.7%에 이르고 있다. /정희경기자 hkj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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