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중 절반이 5년전보다 더 살기 어려워졌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족관계나 일자리 등에 대해서도 전통적인 가치관보다는 실리적인 측면을 중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이후 국민들의 생활이나 의식이 크게 변화한 것이다.통계청이 지난해 10월 전국 3만 가구를 대상으로 가족, 복지, 노동부문에 대한 조사를 벌여 14일 발표한 「98년 사회통계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중 45.6%가 5년전보다 생활여건이 더 나빠졌다고 답했다. 41.2%의 응답자는 특히 직장생활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응답, IMF의 영향을 생활 곳곳에서 실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악화한 생활여건은 전통적인 정서가 지배적이던 가족관계에 대한 국민의식까지 실리적으로 변화시켜, 국민들중 절반은 장남이 굳이 부모를 봉양할 필요가 없으며 누구든 능력있는 자식이 부모를 모시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여성들도 어렵게 얻은 일자리를 가정때문에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통계청 관계자는 『IMF로 실직 가정이 늘면서 경제적으로 능력있는 자식이 부모를 모실 수밖에 없고, 여성들도 대거 취업전선에 나섬에 따라 이에 대한 국민의식도 바뀌었다』며 『결국 혹독한 IMF체제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국민들의 가치관을 바꿔놓았다』고 말했디.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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