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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서울서 맛보는 '세계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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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서울서 맛보는 '세계의 맛'

입력
1999.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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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여행 중 「삼바 요리」에 매료된 손님들이 자주 찾아옵니다.』서울 중구 정동에 있는 브라질 요리전문점 「이빠네마」의 황동룡(41)지배인은 「본고장 못지 않은 삼바 맛」이 이 식당의 자랑이라고 말한다. 「이빠네마」는 리오데자네이루에 있는 동명의 해변에서 따온 이름.

보사노바나 삼바 같은 정열적인 브라질음악이 흘러나오고, 실내 중앙 벽에 설치된 멀티비전에서는 현란한 삼바축제 장면이 계속 펼쳐진다. 이 집의 간판메뉴는 소, 돼지, 칠면조, 메추리 등 각종 육류를 왕소금만으로 간을 해 참숯불에 구워내는 브라질식 바비큐 「슈라스코」.

80㎝ 가량의 기다란 꼬챙이에 고기구이를 꽂아 본토 출신 주방장이 직접 테이블을 돌며 잘라준다. 한 코스에 11가지 고기구이가 차례로 나오는데 식탁 위에 놓인 장신구 마르까도르를 뒤집어 놓아야 『배가 찼으니 그만 가져 오라』는 표시다.

외국 음식하면 양식의 대명사인 프랑스나 이탈리아부터 떠올리기 쉽지만 요즘 서울에는 「이빠네마」처럼 세계 구석구석의 별미음식을 취급하는 식당들이 즐비하다.

몽골, 태국, 파키스탄, 호주, 스페인, 오스트리아 등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나라의 요리전문점이 눈에 띄게 늘었고, 요리도 단순히 메뉴만 흉내내는 차원이 아니라 본토박이 주방장까지 동원, 본고장 맛을 그대로 재현해내는 수준이다.

덕분에 해외여행때의 추억을 더듬기 위해 찾아오는 이들도 많고, 이국의 색다른 맛과 분위기를 즐기려는 사람들의 발길도 잦다.

중남미 쪽에는 브라질 외에 멕시코 음식전문점이 성업중이다. 웬만한 패밀리레스토랑에서 한 두가지 정도는 취급하고 있을 만큼 대중화한 멕시코음식은 한국사람 입맛에 맞게 맵고 새콤한 것이 특징.

타코, 브리토, 엔칠라다 등이 인기메뉴인데 소스와 주요 내용물만 다를 뿐 여러 가지 채소와 육류를 또띠야(옥수수 또는 밀전병)에 싸먹는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지난해 3월 문을 연 「판초스」나 「피지 아일랜드」「엘 파소」 등에서 멕시코의 진미를 구경할 수 있다.

아시아에서는 베트남이나 태국, 인도 등이 선두주자격. 이중에서도 베트남 음식은 야채와 쌀, 고기가 어울려 영양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데다 한국음식과 유사한 점이 많아 특히 인기다.

95년 가장 먼저 문을 연 「라우제」를 비롯해 여종업원들이 베트남 전통의상 아우자이를 입고 주문을 받는 압구정동의 「리틀 사이공」, 미국에 본사를 둔 베트남음식 전문프랜차이즈 「포호아」등이 각종 쌀국수와 쌈요리를 선보인다.

한가지 요리에서 달고, 맵고, 짜고, 시고, 쓴맛을 골고루 느낄 수 있다는 태국음식이나 향이 강한 인도, 파키스탄음식도 갈수록 단골이 늘고 있다. 최근 문을 연 「징기스칸」은 몽골 음식전문점. 유목민이 즐겨 먹던 음식이라 유난히 기름기가 많은 만두(보츠)와 칼국수(초이방)로 한국인의 입맛을 공략중이다.

이밖에 유럽의 스위스 음식전문점 「샬레 스위스」는 고기나 치즈, 해산물 등을 냄비에 익혀 먹는 퐁듀와 감자에 치즈와 토마토, 햄을 얹어먹는 소스로스트 등이 미식가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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