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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간첩 리철진'의 주연 유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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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간첩 리철진'의 주연 유오성

입력
1999.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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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끼.재능보다 노력하나 믿고 연기" -93년 겨울, 최진실 주연의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에 최진실의 보디가드로 출연했을 때. 유오성(劉五性·31)은 생각했다. 『영화는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라고.

주연 조연 단역별로 사람값이 달랐다. 사소한 역을 맡아도 연극판에서는 이런 열패감을 느껴 본 적이 없었다. 그런 그가 6년만에 당당히 주연이 됐다.

「간첩 리철진」의 타이틀 롤. 비장하고, 멍청하고, 순진하고, 의연한 묘한 캐릭터를 잘 소화했다. 자 봐라. 나도 했다. 이런 생각이 들 법하다.

『연극을 할 땐 자신감이 있었어요. 하지만 이젠 정말 떨려요. 이제 다시 돌아가면 연극을 할 수 있을까』 이게 무슨 소리? 누구나 하고 싶어하는 주연을 해놓고.

『TV는 작고 섬세한 연기를, 영화는 큰 사이즈의 이미지를 요구합니다. 하지만 연극은 이 두 가지와 비교할 수 없는 장르죠. 연기의 시작이자 끝이죠』 영화 주연 했으니 이제 배가 부르다는 뜻이 아니다. 그는 진정 「연기자」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영화 「간첩 리철진」은 감독(장진)이나 스태프의 나이가 모두 서른 안팎이어서 그냥 모두들 여행을 다녀온 느낌이지요. 배우가 튀고, 극이 죽으면 안되죠. 흐름에 충실히 따라 갔어요』(주연 배우로서의 소감)

『맹목적이고 목적성이 뚜렷하지만 사회에 적응할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이 바로 리철진입니다. 하지만 따뜻하고, 바른 것을 추진하는 사람. 「이방인」정도로 생각했어요. 이질적 문화에 부딪힐 때의 당황스러움, 바로 그것으로 리철진을 연기했어요』(간첩 리철진의 캐릭터 분석)

『예전엔 출연할 영화를 보는 것조차 쑥스러웠는데, 이젠 뭘 해야 하는지, 뭐가 부족한 지 직시할 수 있어요』(시사를 한 느낌) 『연극 무대에 선 것이 연극을 한 것은 아니죠. 그건 공동작업의 의미를 아는 행위죠』(스타들의 연극 출연에 대해)

한양대 연영과를 마치고 문예진흥원 연극아카데미 4기를 마친 뒤 연출가 최형인의 「핏줄」의 주인공으로 92년 데뷔했다. 「마술가게」 「집」 「늙은 도둑의 이야기」 등의 연극, 「닥터봉」 「테러리스트」 「아름다운 시절」 「비트」 등 10편의 영화, MBC드라마 「내일을 향해 쏴라」에 출연했다.

현재 MBC 일일극 「하나뿐인 당신」에 지물포집 막내 아들로 출연중. 다음 작품은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김상진 감독). 여기선 날건달이다.

『스타니슬라브스키는 배우론인 「배우수업」에서 끼, 재능이 문제는 아니고 고민하고 노력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죠. 그 말 하나 믿고 배우가 됐어요』 얼굴 반만하게 입을 벌린 코믹한 이동통신광고로 「하루 아침에 떴던」 그이지만, 그 일을 잊은 지 오래된 것은 그의 「초심(初心) 때문인 지도 모른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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