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지하철3호선을 타고 가다 시각장애인 한분이 내팔을 잡고는 어디까지 가냐고 물었다. 내 목적지를 밝히자 그는 크게 한숨을 쉬는 것이었다.지하철의 정차역 안내방송이 도무지 들리지 않아 목적지가 같은 사람을 찾는다는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정말 정차역을 알리는 말소리보다 배경음악 소리가 더 컸다. 이제껏 나도 안내방송보다는 눈에 들어오는 낯익은 정거장 모습과 표지판을 보고 내릴 곳을 찾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무심함이 그렇지 않아도 장애인들의 외출을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는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정재호·서울 은평구 대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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