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은 씁쓸, 학부모는 곤혹, 백화점은 썰렁. 올해 「스승의 날」(15일)을 맞는 표정이다.서울시내 초등학교 교장회가 촌지문제 등으로 스승의 날에 휴업키로 결의했으나 스승의 날에 제자들의 축하도 받지 못하는 신세를 자조하는 교사들이 적지 않다. 서울 강남 O초교의 한 교사는 『스승의 날 휴업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선생님들이 적지 않다』며 『꼭 휴업을 해야 만하는 지에 관해 회의적』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사립 Y초교는 『학부형들도 촌지를 가져오지 않는데다 스승의 날에 은사를 찾아오는 졸업생들도 많아 교문을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초등학교 자녀를 둔 학부형들은 「마음의 표시」를 해야할지 말아야 할지 헷갈리고 있다. 초등학교 5학년 딸을 둔 한 학부모(34)는 『주위에서는 하루전에라도 번듯한 선물을 직접 들고 찾아가야 한다는 말들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지역 일부 학교에서는 12,13일 학교를 방문하는 학부형들이 조금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매년 스승의 날 특수를 보았던 백화점 매장은 썰렁하다. 강남 G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스승의 날 전날에는 손수건 양말 향수등 5~6개 선물세트 매상이 4,000만원대였으나 올해는 12,13일 하루 매상이 1,000여만원에 그치고 있다』며 『전체적으로 작년의 절반 수준에 머물것 같다』고 말했다. 인근의 H백화점도 사정은 비슷해 지난해 스승의 날 하루전과 이틀전 양일 3,000만원에 달했던 넥타이 매상이 올해는 1,500만원대에 그치고 있다. 교육개혁 와중에 있는 교단처럼 스승의 날도 변화의 바람을 맞고 있다.
윤순환기자 goodman@hk.co.kr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