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가 전방인지 후방인지도 모르게 깜깜한 어둠 속을 달리던 「공포의 신병수송 야간열차」가 50년만에 사라진다.육군은 13일 내달 1일부터 훈련소에서 훈련을 마치고 부대에 배치되는 신병들의 이동 시간을 야간에서 주간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육군은 이를 위해 훈련소에서 자대로 출발하는 시간을 오후 8시에서 오전 10시로 앞당겼다.
육군 관계자는 『주간에도 야간처럼 철도요금을 30% 할인해주는 문제에 대해 최근 철도청과 최종 합의했다』며 『우선 연간 10만여명의 신병이 배출하는 육군훈련소(논산훈련소)부터 시행한 후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사단신병교육대와 보충대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결정은 창군이래 시행돼 온 야간열차가 자신이 복무해야 할 부대에 대해 가뜩이나 두려움에 빠져 있는 신병들에게 「공포감」을 키워준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또 일선 부대도 신병들이 야간에 역에 도착, 밤에 신병을 데려오기 위해 차량을 운행해야 하고, 부대 관계자들이 퇴근을 하지 못하는 등의 불만도 주간수송의 요인이 됐다.
육군은 그러나 6주동안 사회에서 격리된 생활을 하던 신병들이 민간인들의 활동이 많은 낮에 이동하면 부녀자 희롱 탈영 음주 고성방가 등 군기문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14일 관계관 회의를 열어 통제병력 강화등 대책을 강구키로 했다.
육군 관계자는 『밤에 반쯤 얼이 빠져 전입오는 신병들에게 위병소에서 한겨울에도 나무에 올라가 매미를 잡아오라는 등의 「군기잡기」는 까마득한 전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정덕상기자 jfur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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