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렌스 서머스 신임 재무부장관 취임으로 예상되는 향후 한미 경제관계의 기상도는 「방향은 같지만 바람은 세진다」는 것이다.우선 미국의 대한(對韓)경제정책기조에 변화가 없을 것이란 관측은 이미 지금까지 미 재무부의 한국정책이 서머스의 아이디어이자 작품이라는 점을 근거로 하고 있다. 서머스는 부장관 재직 시절 루빈장관으로부터 대외경제정책에 관한 한 거의 전권을 위임받아왔으며 특히 국제통화기금(IMF)사태 이후 우리나라를 여러 차례 방문, 구제금융 및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현장 점검해왔다. 따라서 어떤 의미로든 루빈 보다는 서머스가 지한파(知韓派)임에 틀림없다.
미 재무부의 한국라인도 변화가 없다. IMF 구제금융 신청 당시 한국지원 프로그램을 주도했던 루빈장관_서머스부장관_립튼차관보_가이드너국장 라인에서 립튼은 빠졌지만 가이드너가 그 자리로 승진하고, 미연준(FRB)출신으로 IMF협상 직전 한국을 다녀갔던 트루먼국장이 영입됨에 따라 미 재무부의 한국정책팀은 전혀 변화가 없는 셈이다.
하지만 서머스 체제하에서 미국의 한국정책은 다소 강성(强性)화할 가능성이 높다는게 일반적 분석이다. 서머스를 접했던 재정경제부 고위관계자는 『석학 출신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주장이 아주 강하고 직선적인 인물』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외교적이라기 보다는 원칙론적으로 접근하는 인물이다. 구조조정 요구강도가 커질 공산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머스 부장관은 2월 방한 당시 5대 재벌의 구조조정 진척도와 선박·철강·반도체 등 핵심산업의 중복설비실태 및 정부보조금 지급 문제등에 불만을 표시한 바 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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