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3일 『과거 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과 정치적으로 반대입장에 서있었지만, 그것을 초월해 기쁜 마음으로 기념사업에 협조하겠다』고 말했다.김대통령은 이날 국정개혁보고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1박2일 일정으로 대구·경북을 방문, 경북도 보고회의 및 지역원로들과의 만찬에서 『전례는 없지만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에 의해 기념사업회의 일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의 박정희전대통령기념사업 지원은 전직대통령에 대한 단절·단죄의 역사를 극복하고 과거 자신을 핍박했던 박전대통령과의 화해를 통해 국민화합과 지역갈등 극복을 적극 추진하기 위한 의지로 풀이된다.
김대통령은 『물러난 대통령은 모두 부정적 평가를 받았지만 재임중 공적도 평가해야 한다』면서 『박전대통령은 하면된다는 국민적 자신감을 불러일으키고 근대화를 이룬 점은 공적』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나는 79년 박전대통령의 10·26 시해사건 때 우리 두 사람이 가슴을 열고 대화하지 못한 것이 아쉬우며 만일 대화를 했다면 역사가 바뀌었을 지도 몰랐다고 말했다』면서 『그해(79년)봄 내 측근을 통해 차지철(車智澈)씨에게 면담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바도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이날 만찬 참석자들은 박정희전대통령기념사업회 주비위원을 맡기로 했는데 신현확(申鉉碻)전총리 김준성(金埈成)전부총리 정수창(鄭壽昌)전대한상의회장 이원경(李源京)전외무장관 등 원로를 비롯, 이의근(李義根)경북지사 문희갑(文熹甲)대구시장 등 40여명이다.
/대구=이영성기자 lee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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