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사면 싸요」PC통신회원들이 상품을 공동구매하는 「사이버 공동구매」가 활발하다. PC통신을 통해 정보나 의견만 교환하던 네티즌들이 이제는 구매활동에도 함께 나서고 있는 것. 천리안 커뮤니티팀 석준희대리는 『사이버 공동구매가 각광받는 이유는 단체로 사면 싸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컴퓨터용품이 주류를 이루던 품목도 생활용품 자동차 관련용품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사이버 공동구매의 형태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PC통신 동호회를 중심으로 이뤄지던 초기단계를 뛰어넘어 지금은 PC통신업체 스스로가 공동구매를 대행해준다. 또 사이버상점들이 공동구매를 해 주는 경우도 생겨났다.
◆동호회 공동구매 = 천리안 하드웨어동호회의 경우 현재 게시판을 통해 게임에 쓰이는 3D카드를 11만9,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정가가 22만원이지만 공동구매이기 때문에 46%나 할인을 받았다.
유니텔의 스키동호회가 97~98시즌 휘닉스파크와 시즌권 가격협상을 벌여 당시 40만~50만원이던 시즌권을 24만원에 구입한 것도 성공적인 공동구매사례로 꼽힌다. 이 구매에는 500여명이나 참가해 당시 스키장 시즌권 가격인하 경쟁을 본격적으로 유도하는 촉발제 역할도 했다.
PC통신의 시즌권 공동구매는 연간 2억~3억 시장인데 올해는 5억시장으로 전망될 만큼 사이버동호회는 스키장의 주요고객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 여파로 98~99시즌 대부분의 스키장이 시즌권을 20만~30만원대로 내렸다」고까지 유니텔측은 주장할 정도.
사진동호회는 사진기자재나 필름, 가정주부동호회는 생활용품, 노트북동호회는 노트북컴퓨터, 자동차동호회는 엔진오일이나 배터리 등 동호회별로 공동구매용품은 천차만별이다. 석대리는 『3~4년전만해도 생소하던 공동구매가 지금은 동호회별로 해마다 한두번씩은 꼭 실시할 정도』라고 얘기한다.
『공동구매의 매력이 알려지자 원하는 상품을 사려고 공동구매직전 동호회에 가입하는 사람까지 있다』고 밝힌 유니텔 동호회담당 유수형대리는 『구매조건으로 3개월이상 동호회 활동이 있는 네티즌 등 자격제한을 두기도 한다』고 덧붙인다. 공동구매의 경우 보통 할인율은 20~50%. 한번에 100명 이상을 기준으로 하지만 노트북같은 고가품은 30~50명으로도 공동구매가 가능하다.
◆PC통신사의 공동구매대행 = 유니텔의 온라인 쇼핑몰인 유니플라자(www.uniplaza.co.kr)는 PC통신사가 직접 공동구매를 대행하는 경우. 지난해 3월부터 매주 한 품목꼴로 공동구매를 한다. 최근 3개월간 공동구매를 통한 제품판매만으로 6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성가를 올리고 있다.
디지털피아노, 침대, 핸드폰, 자전거, 카세트 등이 그동안의 공동구매 인기품목들이었는데 이달 들어서는 CD라이터를 시중가보다 46% 싸게 판매하고 있다. 『구매를 원하는 제품을 접수받아 구매전문가가 생산업체와 직접 접촉,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공급받는다』는 유니텔 마케팅팀 윤용과장은 『공동구매는 소비자에게 제조업체와의 협상력을 높여주고, 업체로서는 판로를 얻는 등 상호시너지효과가 높다』고 말했다.
◆사이버상점들의 공동구매 대행 = 천리안 홈쇼핑코너에 입주해 있는 사이버상점들도 판촉수단으로 공동구매를 실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선글라스, 캡션 , 그래픽카드 등을 100명 이상 공동구매시 할인해줬는데 「할인폭이 동호회보다는 적은 편」이라는 것이 네티즌들의 지적이다. 박원식기자 parky@hk.co.kr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