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워싱턴 저널] 미국 "주중대사 누구없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워싱턴 저널] 미국 "주중대사 누구없소"

입력
1999.05.14 00:00
0 0

지난 4일동안 「인질」상태에 있던 제임스 새서 주중 미국대사가 12일 아침 대사관을 걸어나오는 모습이 TV에 비쳤다. 시위군중이 던진 돌, 플라스틱 병, 조화 등이 어지럽게 널려있는 앞뜰로 걸어나오는 그의 뒤에는 페인트에 얼룩지고 유리창이 온통 깨진 대사관 건물이 보였다.미국의 상징인 「대머리 독수리」가 새겨진 문장이 떨어져 나간 정문을 나서는 새서 대사의 모습은 불쌍할 정도로 피곤해 보였다.

이달로 임기가 끝나게 돼 있는 새서 대사의 베이징 생활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야말로 바람잘 날이 없었다. 3선의 상원의원 출신인 「초보 외교관」인 그가 95년 9월 빌 클린턴 대통령으로부터 주중대사에 지명되자 마자 중국이 타이완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

항공모함 2척을 파견하는 등 한껏 고조됐던 긴장이 가시자 이번에는 베이징 당국이 반체제인사, 민주운동가들을 탄압하기 시작했다. 96년 대선에서 중국이 불법헌금을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올들어서는 핵스파이사건까지 터졌다.

그뿐인가. 통상마찰, 대량파괴무기 수출등 해묵은 현안들까지 더하면 새서 대사의 지난 3년은 악화일로의 미중관계를 웅변하고 있다.

그러나 곧 베이징을 떠나는 새서 대사의 후임은 유례없는 진통을 겪었다. 가뜩이나 「중국에는 가기싫다」는 분위기가 워싱턴에 팽배했던 마당에 중국대사관 오폭사건이 터졌으니 더 그렇기도 했다.

백악관에서는 심각한 상황에 놓인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외교적 수완이 「대단히」 좋은 사람을 찾으려 했다. 또 월터 몬데일 전부통령이 주일대사로 간 것을 지켜본 중국도 체면유지를 위해서라도 「상당한 중량급」을 원하는 눈치였다.

그러나 모두들 중국관계의 중요성을 얘기하면서도 막상 자신이 새서 대사의 「불쌍한 꼴」이 되고 싶어하지는 않는 게 워싱턴의 분위기다. 후임에 조지프 프루어 전 해군제독이 가까스로 내정됐으나 미국은 「세계경영」에 중국을 끌어들이는 묘책을 찾는 것 보다 「그럴듯한 주중대사」가 더 중요한 형편인지도 모르겠다.

/신재민특파원 jmnews@hk.co.kr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