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년부터 생활일기 연작을 통해 한국인의 정서를 표현해 온 동양화가 석철주씨가 이번엔 자연을 소재로 우리 삶의 단편들을 표현했다. 18~26일 박영덕화랑. 그의 미학적 바탕은 스밈과 번짐, 그리고 비침. 속 안에 있는 그림이 화면 바깥으로 드러나는 기법을 사용했다. 농부가 논의 바탕을 고르듯 회색이나 화이트 물감을 여러차례 화면 위에 덧칠하고 그 위에 맹물로 대나무 같은 것을 그린 다음 다시 그 위를 엷은 물로 지워가면 맹물로 그린 자국들이 선명히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창호지에 비쳐진 풍경처럼 은은히 스며나오는 그림이 백자의 포근함을 연상케한다. 순식간에 굳어버리는 서양화 물감 아크릴을 갖고 속도감 있게 그려낸 동양화가 독특하다. 송영주기자 yjsong@hk.co.kr(C) COPYRIGHT 1999 T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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