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 수첩 「이단파문, 이재록목사, 목자님 우리 목자님」 취재 제작을 담당한 윤길룡(尹吉龍·42) PD는 11일 밤 방송중단 사태 후 신변위협을 느껴 가족과 함께 피신했다. 윤PD는 12일 오전 전화 인터뷰를 통해 취재 과정과 방송 중단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_문제의 프로그램은 어떻게 취재하게 됐나.
『4월 중순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피해 신자들로부터 만민중앙교회의 이단성과 이목사 개인비리에 대한 제보를 받고 곧바로 취재를 시작했다. 20일 동안 경제적·육체적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사람 수십명을 만나 증거를 모았고 이목사의 금융권 대출상황,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관계자들의 증언 등을 종합 취재했다. 이목사와의 인터뷰를 수차례 시도했으나 아무런 이유없이 거절당했다』
_취재과정에서 문제는 없었나.
『피해 신도들의 집을 취재할 때 이목사측 신자들이 취재를 방해하고 교회에 접근하지 못하게 했다. 그리고 방송사와 집으로 수천통의 협박전화가 걸려와 일을 못하고 가족이 피신할 정도였다』
_프로그램에서 이목사의 비리를 주장했는데.
『가장 큰 문제는 자신을 신격화한 것이라고 본다. 또 교회 재정을 충당한다는 이유로 신자들의 인감을 받아 금융권에서 신자들 모르게 거액을 임의 대출 받았고 자금 사용출처도 밝히지 않았다. 제작팀이 밝힌 대출액만 252억원이다. 또한 법원에서 사생활 부분을 보도하지 말라고 해 최종 편집에서 뺐지만 여성 신도들에 대한 성추행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법원에 항소해 반드시 이 부분도 보도할 생각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도박으로 수천만원을 잃었다는 증거도 있다』
_방송사의 사전 대책이 너무 소홀하지 않았나.
『방송 당일인 11일 오전 신자 서너명이 방송사로 찾아와 방송을 중단하면 이목사 인터뷰를 성사시켜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편집이 완료됐고 방송이 잡혀 있어 방송중단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방송 10분전 신도 수백명이 방송사에 진입할 것이라는 제보를 받고 즉시 영등포경찰서에 신고했다』
_방송중단사태에 대한 입장은.
『물리적인 힘으로 그것도 국민이 주인인 방송을 중단시킨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어떠한 협박이 있어도 끝까지 방송을 지킬 것이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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