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생활을 하다가 민간기업으로 말을 바꿔 타면 다들 죽는 줄 아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개방경제시대에 기업에서도 얼마든지 할 일이 많다. 다람쥐처럼 쳇바퀴 돌며 매너리즘에 빠지지 말고 과감히 결단을 내려라』박운서(朴雲緖) LG상사 부회장은 요즘 서울 여의도 집무실로 진로문제때문에 찾아오는 후배관료들에게 이렇게 강조한다. 개방화시대에 큰 바다와 같은 기업에서 마음껏 헤엄치며 일하는 것도 보람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타이거 박」으로 통하는 박부회장은 고위관료에서 대기업 최고경영자로 변신하는데 성공한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문민정부시절 통상산업부 차관을 끝으로 30년간의 관료생활을 마감한 후 96년 3월부터 2년간 한국중공업 사장을 맡은데 이어 연초 LG상사 부회장을 맡아 그룹의 대(對)정부 업무는 물론 해외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한중시절 신바람경영을 행동강령으로 삼고 「555운동」(2001년까지 세계5위 , 매출5배, 원가절감 50%운동)을 진두지휘하며 괄목할 만한 경영실적을 일궈냈다.
LG로 옮기면서 현대와의 반도체부문 대규모 사업교환(빅딜)협상타결을 비롯, 데이콤인수전에서 삼성을 제치고 경영권을 확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는 최근 한중사장시절 체험담을 모은 「신바람경영」을 내놓았다. 88년 상공부 산업정책국장 시절 「통상마찰의 현장」이란 책과 「생산기술 어떻게 할 것인가」에 이어 세번째 저서. 이 책에선 공기업특유의 방만한 경영을 질타하고, 항일독립투쟁식 노동운동에 대해서도 비판하면서 국제통화기금(IMF)체제의 극복을 위해선 우리모두 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의춘기자 e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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