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11일 2002년 월드컵 개막식이 열리는 서울 월드컵경기장 그라운드를 장식할 질좋은 천연잔디를 고르기 위해 본격적인 실험에 들어갔다.잔디 선정은 축구장 조성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잔디의 질이 떨어질 경우 경기 운영에 방해가 되고 선수들의 부상위험도 크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이날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건설현장 남쪽에 600평 규모의 「잔디모형 실험장」을 조성, 후보잔디 9종을 옮겨심었다. 시는 앞으로 1년간 질감 색상 녹색기간 등 잔디의 특성 및 경기 운영에 영향을 미치는 볼 스피드와 탄력성, 손상후 회복속도 등에 관한 실험을 거쳐 내년 6월께 이들중 가장 적합한 종을 최종확정할 계획이다.
실험장에 이식된 후보잔디는 「켄터키 블루그래스」 「페레니얼 라이그래스」 「톨 페스큐」등 양잔디 3종과 이들을 2∼3종씩 섞어 심은 혼합형 3종, 야지 안양중지 제니스 등 들잔디 3종. 양잔디는 녹색기간이 길고 질감이 뛰어나지만 여름철 생육이 부진하고 관리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 반면 들잔디는 환경적응력은 높지만 질감이 거칠어 시각적 효과가 떨어지는 흠이 있다.
외국 축구장에 흔히 쓰이는 것은 양잔디 혼합형. 일례로 2002년 월드컵 결승전 후보경기장인 일본의 요코하마경기장은 해양성기후에 적합한 버뮤다그래스에 페레니얼 라이그래스를 덧뿌리는 방식으로 조성됐다.
진철훈 월드컵경기장건설단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경기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경기장 외형보다도 질좋은 잔디를 고르는 일이 더 중요하다』며 『어린 아기를 키우는 심정으로 잔디를 보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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