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 1마이크로m(100만분의1m)인 세균부터 사람에 이르기까지. 권오길(강원대 생물학과)교수가 바라보는 이 세상의 생물들은 모두 살갑고 오묘하다. 최근 펴낸 「하늘을 나는 달팽이」(지성사 발행·8,500원·사진)는 재미난 생물이야기를 담은 여덟번째 수필집.세계인의 관심사랄 수 있는 비아그라의 작용메커니즘을 혈관의 원리로 접근하니 쉽게 이해된다. 자기증식을 멈추지 않는 암세포는 「돌아버린 세포」 「역마살 낀 세포」로 그려진다.
연어 뱀장어의 죽음을 무릅쓴 회귀본능을 설명하면서 생명체에 대한 탄성을 빼놓지 않는다. 딱딱한 전문용어는 없고 대신 재미난 속담, 구어투 문체와 어우러져 읽기 쉽다. 「원숭이도 이해할만하다」는 자평.
저자에게는 모든 생명과 세상살이가 인간과 한가지, 즉 인간도 자연의 일부라는 시선이 두드러진다. 감기바이러스를 약으로 죽여 없앨 생각 말고 인체의 자연치유력에 기대라는 당부가 한 예다. 제목은 연체동물을 전공한 저자가 스크랩해놓은 달팽이에 대한 한 시제(詩題)에서 따왔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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