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업을 기업화한 일본의 소비자금융 회사들이 저금리와 장기 불황 덕분에 번영을 구가하며 「이대로!」를 외치고 있다.「다케후지(武富士)」「아콤」「프로미스」「아이풀」 등 4대 소비자금융 회사는 3월말 결산에서 사상 최고 이익을 실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8년 연속 경상 이익을 늘려 최대업체인 「다케후지」는 무려 1,800억엔의 경상 이익을 기록했다. 또 각각 22.6%, 24.3%, 17.6%, 23.2%라는 높은 경상 이익 증가율을 기록, 다른 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들의 급성장에 특별한 비결이 있는 것도 아니다. 「열도 총불황」으로 자금 수요가 늘어난 반면 은행의 외면을 받게 마련인 영세업자나 서민이 찾아 갈 곳은 소비자금융 회사뿐이다. 곳곳에 널린 자동계약기에 이름과 주소 등만 입력하면 바로 그자리에서 50만엔까지 받을 수 있다.
이런 간소한 절차 때문에 서민들은 최장 3년인 대출기간에 따라 최고 연 27.375%에 이르는 고금리의 부담을 순간적으로 잊는다. 한편 금융당국의 잇단 금리 인하 조치에 따라 단기 연0%, 장기 연2%의 초저금리가 보편화, 소비자금융회사의 자금조달 비용이 크게 줄었다.
유일한 걸림돌은 전년도보다 50%나 늘어난, 3만5,000건에 달한 고객의 자기파산. 「다케후지」의 경우 이에 따른 손실이 341억엔에 달했다. 그러나 워낙 이익이 크다 보니 이정도는 새발의 피로 여겨지고 있다.
「서민의 피를 빠는 고리 대금업」이라는 비판에 대해 「서민 자금을 공급하는 사회적 역할」을 주장할 정도로 이들은 힘을 얻고 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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