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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전막후] 극단 동숭무대 '청춘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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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전막후] 극단 동숭무대 '청춘예찬'

입력
1999.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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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동숭무대의 「청춘예찬」은 절망과 희망이 격렬히 교차하는 극이다. 색다른 관극 경험이 있다. 다 차봤자 50여명을 겨우 채우는 작은 객석. 옆사람과 다닥다닥 붙어 봐야 하지만, 공연 시간 1시간 20분이 언제 다 지나갔나 싶을 정도로 배우들은 열연한다. 소수만이 긴밀하게 공유하는, 진정한 의미의 컬트(cult) 효과로 무대와 객석이 하나 된다.어린 나이에 어두운 구석을 속속들이 알아 버린 4년째 고교 2년생 청년(박해일), 느닷없는 발작 때문에 어둡게 살아 온 순박한 다방 레지(고수희), 자포자기적 룸펜 프롤레타리아 아버지(윤제문), 100대의 매를 때리며 학생을 끝까지 포기 않는 교사(오흥준) 등 배우들의 열연 덕택이다.

주변 인물로 나오는 남녀 불량아들의 말과 몸짓은 전라의 포스터만큼이나 거리낌없다. 헐벗고 삐뚤게 살아 온 자들은 일단 외부에 대해 몹시 적대적이다. 원색적 변말이 거침없다. 암시적이긴 하지만, 배반자를 처단(손톱뽑기)하는 장면도 등장한다.

극의 말미는 선생의 고집에 마음을 연 아들이 불량스럽긴 하나 교복차림으로 공원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 장면. 절망의 끝에서, 희망은 더 절실해짐을 느끼게 하는 연극이다. 재즈나 블루스를 배경 음악으로 등장시킨 것은 적절하다.

예찬이라니? 지독한 가난, 비뚤어진 반항에서 비롯된 일탈의 풍경뿐인데. 극은 실로 예찬돼야 할 것이 무언지를 생각하게 한다. 그래서 예찬이란 역설이다. 대학로에서 초연을 끝낸 이 작품은 약간 더 큰 명동 창고극장으로 옮겨 6월 20일까지 재공연에 들어간다. 15년 경력의 작·연출자 박근형(36)은 청소년 문제쪽으로 무게를 더 줄 작정이다.

/장병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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